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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패 관료들, 반부패 운동에 앙심 품고 지도자 암살 모의

중앙일보

입력

반(反)부패 운동을 주도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수 차례 암살 위기를 넘겨왔다는 주장이 해외 언론에 의해 제기됐다. 일부 부패 관료가 부패 척결 운동에 앙심을 품고 스나이퍼 라이플(저격용 소총)을 구매했다 적발되는 등 반(反)부패운동에 대한 관료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모양새다.

반부패 운동의 핵심 멤버인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역시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고위층 경호에 비상이 걸렸다. 25일 미국에 서버를 둔 매체인 보쉰(博迅)에 따르면 부정부패에 연루된 한 관료가 고위층에게 보복하려고 미국산 스나이퍼 라이플을 구매했다가 가택 단속 중에 적발되는 사건이 있었다. 최근 시 주석의 서슬 퍼런 부정부패 척결로 옷을 벗은 관료들은 투신자살까지 생각하는 등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이런 관료들이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심정으로 시진핑 주석과 왕치산 서기를 해치려 한다는 것이다.

홍콩 월간지 개방(開放)에 따르면 시 주석은 2012년 말 당 총서기 취임 이후 최근까지 총 6차례의 암살 위기를 넘겼다. 이 중 두 번은 시진핑이 잡은 부패 ‘호랑이’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이 기도한 것이라고 보쉰은 보도했다. 저우 상무위원은 중국의 정치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회의를 전후로 시 주석을 죽이려 했다. 한 번은 회의실에 시한 폭탄을 설치했고 또 한 번은 시 주석이 중국 고위층 인사들의 전용 병원인 301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 독이 든 주사로 암살을 기도했지만 실패했다.

지난 22일 시사평론가 왕쿤(王琨)은 전자도서 ‘누가 시진핑을 해칠 수 있나?’를 통해 반 부패 운동의 선봉에 선 리더들이 세 가지 위협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세 가지 위협은 정치 쿠테타, 군사 쿠테타, 그리고 암살이다. 왕쿤은 “부패 세력들이 쿠테타를 시도해도 성공 가능성은 적은 편”이라며 “현재 시진핑과 왕치산이 직면한 최대 위험은 암살일 것”이라 짚었다.

탐관오리들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왕치산 역시 여러 번 암살의 고비를 넘겼다. 홍콩 매체에 따르면 2013년 하순, 왕치산이 장시성(江西省) 난창시(南昌市)를 찾았을 당시 시민으로 가장해 그에게 접근한 두 명의 킬러가 있었다. 왕치산을 죽이라며 누군가 전직 경관을 킬러로 고용한 것이다. 킬러들은 왕치산의 경호원에게 발각돼 자살을 시도했다가 결국 체포됐다. 지난해 3월에도 왕 서기는 지린성(吉林省) 창춘시(長春市)에서 등골이 서늘해지는 경험을 했다. 안전 부문 관계자로부터 “차량 볼트가 느슨하게 조여져 있어 위험하다”는 경고를 들은 것이다. 왕치산 서기 앞으로는 설탕과 비슷하지만 인체에 치명적인 시안화 칼륨(청산가리)이 담긴 새해 연하장도 배달됐다.

살해 위협이 끊이지 않자 지난 6개월전부터 시진핑 주석에 대한 경호가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됐다고 보쉰은 전했다. 야외 행사 때는 사전에 안전 설비를 곳곳에 배치하고, 차관급 인사마저 보안검사를 철저히 할 정도로 삼엄한 분위기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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