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공 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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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을 방문중인 중국공산당 총서기 호요방이 24일 「나까소네」일본수상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문제와 중일협력문제등을 협의할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중공이 아직도 북괴와 이해를 같이하는 정치적인 한 블록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의 유지는 중공의 참여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아울러 인정하면서 중공의 최고지도자인 호요방이 이 시기에 동경을 방문하게 된것을 주목하게 된다.
최근 소련의 KAL기격추와 북괴의 아웅산폭발로 두 범죄정권이 범세계적인 규탄을 받고있고 그 불안한 시기에 「레이건」미국대통령이 한일양국을 방문,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을 다시 확인하여 한-미-일 안보협력체제는 한층 강화되었다.
그러한 「레이건」이 내년 4월에는 북경을 방문할 계휙이다. 지금이야말로 북괴로선 외교상 가장 불리하고 우리로선 가장 유리한 시기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때에 호가 방일케 됐다는 점에서 한가닥 관심을 갖게되된다.
중공측의 표현대로 『지금 일본과 중공사이엔 시급히 해결해야할 뚜렷한 현안문제는 없다』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호요방의 방일은 몇가지 점에서 우리의 눈길을 끈다.
24일 중일 정상회담후 「나까소네」수상의 신문발표형식으로 선언될 일본의 대중공 부전서약은 내용상 새로운것은 없을것 같다. 양국은 이미 78년조약에 「상호불가침」과 「무력불사용」을 규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이건」·「나까소네」로 이어지는 미일 보수강경지도체제의 등장과 그후의 일본의 군사력 증강태세에 두려움을 갖고있는 중공에 대해 이 서약은 진정제가 될뿐아니라 일본의 군비증강에 대한 중공의 양해로도 해석될수 있다.
30억달러규모의 일본의 새로운 대중공 차관문제도 순조로이 타결되리라고 전한다.
이 서방자본이 중공으로 하여금 소련과 북괴의 팽창주의적 도발을 견제케 하는데 도움이 될수도 있다는 점은 평가하나 중공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놓고 미일이 경쟁하는듯한 인상을 주는 면도 없지않다.
미국도 지난9월 「와인버거」국방장관이 중공을 방문했을때 군사전략목적에 사용될수 있는 신기술의 판매를 중공에 약속했었다.
이같은 양국의 경쟁대상이 북방 삼각체제의 일원인 중공이라는 점에서 우리쪽의 남방 삼각체제에 어떤 혼선을 가져올수도 있는 것이다.
호요방과 「나까소네」수상이 이번에 한반도문제롤 논의한다해도 현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리라고는 예상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웅산 데러가 북괴정권의 구조적·원천적 개인으로 자행됐음이 백일하에 드러난 지금 우리는 중일지도자들이 북괴의 호전적인 모험주의를 단념시키는 지렛대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이것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이르는 첫걸음이며 그것은 망상과 아집의 혼미상태에서 깨어날줄 모르는 북괴로 하여금 부질없는 도발을 억제시키고 남북대화의 광장에 다시 나오게하는 결과로 나타나야 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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