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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개혁·개방 반대했던 ‘좌파 대부’ 덩리췬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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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중국의 개혁·개방 노선에 반대해 ‘좌왕(左王)’으로 불렸던 좌파 이론가 덩리췬(鄧力群·사진) 전 중앙선전부장이 10일 오후 베이징에서 지병으로 숨졌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100세. 신화통신은 “충성스런 공산주의 전사, 마르크스 이론가”라고 고인을 평가했다.

 1915년 후난(湖南)성 구이둥(桂東)에서 태어난 덩은 35년 12·9 항일학생운동을 주도했다. 문화대혁명 (66~76년) 시기 주자파(走資派)로 몰렸던 류사오치(劉少奇) 전 국가 주석의 비서를 지냈다는 이유로 반혁명분자로 탄압받았다. 82년 12차 당대회에서 중앙서기처 서기에 선출되면서 사상이론 선전 업무를 주도했다. 그는 보수파 수장인 천윈(陳雲)을 도와 마오쩌둥(毛澤東) 사상을 견지하며 덩샤오핑(鄧小平)을 견제하는 보·혁 사상 투쟁을 이끌었다. 개혁파 지도자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노선을 전면 비판하며 그의 실각에 일조했다. 2001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자본가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하는 3개 대표론을 내놓자 반대 서명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자신의 주장을 해명했다. 후야오방과 자오쯔양(趙紫陽)을 비판한 회고록 『덩리췬 자술』을 썼으나 중국에서 출판이 금지돼 2006년 홍콩에서 출판됐다. 2013년 춘절(春節) 때 신임 지도부가 세배한 원로 75명 중에 비정치국원급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돼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관계가 주목받기도 했다.

신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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