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의 시작, 공방

중앙일보

입력

자급자족을 위한 작업은 여러 단계가 있다. 상추나 콩나물을 기르는 일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다. 간단한 뜨개질은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익히면 된다. 하지만 가구나 가죽공예, 도예는 기술은 물론 전문 용구와 일정 규모 이상의 작업공간이 있어야 가능하다. 스웨터나 장갑도 초보자가 혼자 뜨기엔 만만치 않다. 공방의 도움을 받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서울 중동에 위치한 메이앤 가구공방은 평일 낮에도 수강생으로 붐빈다. 필요한 테이블을 구할 수 없어 직접 만들기로 했다는 사람, 취미로 시작한 가구 제작에 재미가 붙어 공방을 열기 위해 전문가반에 등록한 사람도 있다. 이 공방 김성헌 대표는 “2년 전 정도부터 수강생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며 “연령대도 40대에서 20대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공방은 목적에 따라 취미반과 전문가반으로 구분해 운영된다. 단체 수업과 1:1 개별수업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하는 곳도 많다. 자신의 성향에 맞는지 확신이 없을 때는 원데이 클래스를 체험해 본 뒤 정식으로 수강하는 것이 좋다.
 최근 인기 있는 곳이 가죽공방과 가구공방이다. 가구공방은 원데이 클래스가 10만원부터, 3개월에 100만~150만원 선(재료비 포함)이다. 가죽공방은 아이템에 따라 5만~15만원 선(재료비 별도). 겨울에는 뜨개질 공방을 찾는사람도 많다. 수강료는 1개월에 5만~7만원 정도고 재료비는 별도 부담해야 한다.
 공방은 단순히 기술만 배우는 곳이 아니다. 여러 사람이 공통적인 취미를 공유하고 함께 작업하는 과정에서 정서적인 안정감도 느낄 수 있다. 가죽공방에서 가방 제작을 배우고 있는 신소미(29·서울 강남구 신사동)씨는 “어떤 것을 만들까 심사숙고하는 과정이 좋다”며 “공방에 모여 다른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어려운 문제를 풀기도 하고 공동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현정 기자, 정수민 인턴기자 happyh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