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MB회고록 신랄 비판 "그분이 모든 사람 향해 뺨 때리고 매를 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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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의원. [사진 중앙포토]

이명박(MB)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인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4일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출간을 맹비난했다. 정 의원은 “사실 모든 사람들이 그 분(MB)에 대해 별로 기분이 안 좋았던 것 같다. 그 분이 그 모든 사람을 향해 뺨을 한 대씩 때린 격”이라며 “결국 매를 번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이 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왜 회고록을 이 시점에 냈는지 이해가 안 간다. 이 회고록에 대해 좋은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다 ‘시기가 잘못됐다’, ‘내용이 틀렸다’, ‘자화자찬이다’, 이런 부정적인 의견만 나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미인은 찡그려도 미인이라는 얘기가 있듯이 예쁜 사람은 실수를 해도 어떤 일을 곱게 받아들이는데 본인(MB)이 미인이라고 생각했던 것 아닌가 생각해본다”며 “뭐하러 그걸 했나 참 안타깝다”고도 했다.

정 의원은 MB정부 초기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의 권력다툼에서 밀려난 뒤 MB측과 멀어졌다. 최근엔 MB 정부의 '권력 사유화'와 자원외교 등을 다룬 책을 쓰고 있다. 정 의원은 “제가 쓰는 건 회고록이 아니고 참회록”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성공을 못했는데 저는 선거에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거기에 대해 참회해야 할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MB 회고록에 자신의 얘기가 한 줄도 없는 것과 관련해선 “소위 정치 얘기는 다 뺐다는 것 아니냐”며 “그 부분에 대해선 자신이 없으셨는지 그렇기 때문에 저같은 사람들이 등장을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국회에서 국정조사가 진행중인 MB정부의 자원외교와 관련해 “자원외교는 장기적 관점에서 평가한다는 게 한편 맞지만 지금 볼 때 장기적으로도 좋은 평가가 나올 것 같지 않다”며 “애초에 제가 ‘바보장사’라고 표현했듯 처음부터 컨셉을 잘못 가져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자원외교라는 것 자체가 난센스. 자원외교는 내세울 게 아니고 모르게 추진하는 것”이라며 실적 위주의 자원외교 추진이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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