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소셜커머스에 저가항공권 풀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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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업계에서 가장 비싼 항공권 가격을 유지해 온 대한항공이 최근 쿠팡·티몬·위메프 등 소셜커머스에 저가 항공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땅콩회항’사태 이후 승객이 줄자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주로 저가 항공사들이 이용하던 소셜커머스에 물량을 푼 것으로 보인다.

3일 소셜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말부터 소셜커머스에 서울-제주간 항공권을 3만원 대에 판매하고 있다. 다른 지방공항의 경우 지역에 따라 편도 2만5000원대에서 5만7000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과거에도 호텔과 항공권을 묶은 패키지 상품이나 소량의 항공권을 소셜커머스를 통해 판매한 적은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수만장의 항공권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고객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었다. 지난주 판매에 들어갔던 티몬의 경우 총 2만장 가량의 대한항공 항공권을, 쿠팡과 위메프도 각각 1만장 이상의 항공권을 판매했다.

여행업계 등 관련 업계는 이번 항공권 대량 방출이 최근 ‘땅콩회항’과 관련한 대한항공 이미지 악화와 이용률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프리미엄 항공사’이미지를 이유로 저렴한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는 소셜커머스 이용을 꺼려오던 대한항공이 콧대를 낮출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지난해 12월 국내선 이용객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6%감소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13.2% 이용객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소셜커머스로 할인 항공권을 수만장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앞으로 소셜커머스 판매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3일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달여 동안 판촉용, 마케팅용으로 1회성으로 (소셜커머스에)판매한 것이고 다시 팔지 안 팔지는 미정”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소아·박미소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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