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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안서 사설은행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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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명성그룹에 대한 세무사찰은 그것이 주는 충격의 심도로 보나 국민의 관심도로 보아서도 메거톤급 사건으로 기록묄 수 있다. 17일 국세칭은 명성사건의 경과와 조사결과를 완전 공개발표했다. 안무혁 국세청장은 공식발표를 하루 앞두고 16일 취재기자들과 만나 약2시간반 동안 명성계열의 모든 법인에 대한 세무사찰과 자김출처 조사내용을 상세히 밝히면서 『우리는 최선올 다했다. 있는대로 다 털어놓았다. 진실로 믿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다음은 안청장 및 이번 조사에 나섰던 국세청관계자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김철호명성그룹회장의 배경에는 막강한 인들이 있는가.
▲국세청은 명성의 자김즐처와 탈세여부를 조사했을 뿐이다. 배후 인물에 대한 조사는 업무영역 밖의 일이다. 단지김회강은 조회등을 톰해 임직원들에게 『우리기업이 어느 누구와 관련되었다는 이야기는 절대해서는 안된다』 고 자주 말함으로써 마치 비호세력이 있는것처럼 여기도록했다.
그래서 임직원들은 김희강이 신출귀몰할 겅도의 자금동원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김회장뒤에 무슨 큰줄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여기게끔 되었다.
-김회장에게 사채롤 돌려준 상업은행서물혜화동지점의 김동겸대리가 어찌 혼자의 힘므로 1천66억원의 거김을 사취할수 있었는가.
▲이는 사채시강장 고도화된 기밀유지방법에 의해서 저질러졌다. 설경령옆에서 안다하더라도 모른척하기 일쑤다.
김대리는 보통 새벽6시쯤 짐에서 중개인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맡기라고 연락한다. 김대리가 「10개」 를 요청한다면 그것은 1억원을 의미한다. 그러면 중개인은 곧바로 전주에게 연락하여 상은혜화동지점 몇번 창구로 가라고 전달한다.
영세 전주는 직접 은행으로 가지만 대전주는 하수인을 창구로 보내 김대리를 통해 입금시킨다. 김대리는 2억원을 맡긴 사채업자의 명의와 인감으로 1백만원짜리 정식예금을 원장에 기압하고 차액1억9천9백만원온 자기의 비밀구좌에 입금시켰다가 다시 빼내 김회강에게. 전달했다.
-한두차례도 아니고 5년여에 걸쳐 이러한 사취방법이 계속묄 수 있는가. 일반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된다.
▲김대리는 직접 창구에 앉아 전표를 끊어주고 통장을 만들어 주었다. 그는 점심도 단15분동안에 해치우고 자리를 꼭지킨다. 고객으로 찾아온 전주나 전주의 하수인이 찾아오면 곧바로 안으로 모시는등 「귀빈」 취급을 한다. 그동안에 김은 일일이 볼펜으로 예금 숫자를 기록한 수기통장을 만들어 주었다.
-요즘 은행통장의 예금 액수를 볼펜으로 기록해주는데는 없다. 전부 전산처리에 의해 자동기록된다. 예금통장액수가 전부 볼펜으로 계속 기록된다면 눈치하나로 돈을 굴리는 전주들이 이를 의심하지 않겠는가.
▲지난 79년 10월 이전에는 보통예금 구좌는 일일이 손으로 기록되었으며 통지예금은 82년6월까지, 정기예금은 82년7월까지 수기통장이 발행되었다. 또 정전에 의하거나 온라인이 고장났을 경우 수기통장이 작성되었기때문에 아무런 의심을 사지않았다.
-1억원을 맡긴 사람이 자신의 은행원장에는 1백만원만 기록되었다는것을 까맣게 모를수가 있는가. 그것도 한두차례가 아니고 계속 예금기간을 연기하거나 예금액수를 몇억단위로 늘리는테도….
▲전주는 모든걸 숨기고 싶어한다. 그래서 원굼올 찾거나 이자률 받을때는 중개인을 통해 통장번호만 연락하면 김은자신의 비밀구좌에서 돈을 꺼내 사채이자를 지급해 왔다. 지김까지 이자를 못주거나 원금상환이 늦어지거나 하는일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김대리가 돈을 명성의 김회잠에게 빼돌리고 였음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게해서 조성된 자금이 명성그룹의 운영 및 시설자금으로 쓰이고 있다는것을 아무도 몰랐나.
▲전주들은 전혀 모르는것 같다. 그러나 중개인들 가운데 일부는 눈치채고 있는 것으로 알려겼다.
-꼼꼼하기로 소문난 은행이 김대리 혼자 그런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는 것은 도대체 이해가 안간다. 김대리 위에있는 상사들은 전혀 관계되지 않았는가.
▲관계된 사람은 없는것 같다. 이에대한 조사는 국세청 업무영역 밖이다.
-금액이 큰 예금의 겅우 대리·차장읗 거쳐 지점장까지 올라가서 결제를 받지 않는가.
▲김대리가 전담해서 처리했다. 또 통장에는 예금액수가 실제보다 훨씬 굴여기록되었기 때문에 큰 액수가 아니다.
-어느 은행창구에서드 여행원들이 입출금을 처리하게 마련인데 유독 상은 혜화동지점에서는 여행원을 제치고 김대리가 계속 사채자금을 처리했단 말인가.
▲김대리가 사채를 받아 전주에게 주는 통장과 은행에 비치하는 원장에 예금액수를 달리 기록하는 것을 몇몇 여행원들은 알아차린것 같다.
그러나 이 여행원들은 은행이 예금유치를 위해 으례 그렇게 하는것이겠거니하고 생각했던것 같았다.
-김대리가 6일현재까지 부정사취한 1천66억원중 이자부분을 제외한 자금이 여러차례에 걸쳐 명성의 김회장에게 전달되었다는데 김회장은 김대리에게 사채를 되돌려 준적이 전혀 없지않은가.
▲그렇다. 김대리가 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때마다 김회장은 사건이 터질 경우 김대리 자신이 중벌을 받을것이라고 협박해 꼼짝 못하게했다. 김대리는 명성에 거액의 자금을 대준 자신이 사실상경영주라는 착각속에 빠져 계속 자금을 대주었었다.
-도대체 김동겸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본적은 경남 김해군 대저면 사두리, 현주소는 서울 종로구 동숭동 1의 138이다. 촌년생으로 지금나이 39세다. 지난 60년에 서울삼선고교, 69년에 중앙대 국문과를 거쳐 69년4월에 상은에 인사했다. 그동안 상은의 서울청계· 신설· 재동지점을 거쳐 78년부터 혜화동지점에서 근무해 왔다.
-김대리의 집은 명성 김회장집(동숭동1의59)의 바로 부근아닌가.
▲옛날 서울대 문리대자리로 김회강집에서 불과 1백50m 떨어져 있다.
-상은혜화동지점의 현재 예금 잔액은 얼마나 되는가.
▲약3백억원이다.
-김대리 혼자 사취한 금액이 1천억원을 넘는데 해당지점의 예금잔액이 그것밖에 안되는가.
▲거액예금이 다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상은혜화동지점이 사채를 중개한다는소문은 진작부터 나돌았는데 은행감독원 등에서도 아를 전혀 조사한바가 없었는가.
▲그런 소문이 있었기 때문에 은행감독원이 혜화동지점을 검사했었으나 확실한 증거를 못잡았다.
국세청이 6월 명성그룹에 대한 세무사찰을 시작하면서 혜화동지점을 뒤졌으나 전주에게 발급된 수기통장이 없어 은행에 비치된 원장과 비교하지 못했다. 국세청이 일단 철수한 사이 상은븐점감사팀이 다시 들이닥쳤으나 못잡았다.
그둬 7∼8월에 걸쳐 국세청이 이런상황, 저런상항 추정해 여러군데를 더듬고 더듬어 수기톰장을 찾아냈다. 그래서 전모가 드러났다.
-다시 물어보지만 은행간부의 공모사실은 없는가.
▲공모여부를 우리가 어떻게 아는가. 만약 있다면 그것은 검찰에서 할 일이다.
-수기통장이 왜 그렇게 늦게 발견되었는가.
▲일단 만기가 되어 원금과 이자가 지불된 수기통잠은 김대리가 모두 회수하여 태워버렸다. 원장과 통장의 기재내용이 를려 들통날 우려가 있기때문이다. 수기통장의 일부가 김대리짐에서 발각되었다.
-결정적인 단서는 언제 잡았는가.
▲지난6일 토요일이다. 증거물을 들이대었더니 김대리가 수법의 전모를 털어놓았다.
우리가 한 일을 다 털어 놓겠다. 상은혜화동지점에서 지난78년이후의 출입금전표를 모두 잦아내어 사채업자와의 거래내용을 밝혀냈다. 김대리의 집에서도 비밀기록부를 발견했다. (이때 조사반원들은 007 갈색 가죽가방에서 200백여페이지 두께의 대학느트를 꺼냈다. 김대리의 개인장부다. 이 비밀강부에는 날짜별로 사분업자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와 이름과 액수가 기록되어 있었다. 어떤 사람의 이름은 붉은줄로 그어졌으며 그 칸의 끝부분에 「제」 라는 단어가 씌어져있다. 만기가 되어 이자와 원금을 지급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사채자금의 인출현황은?
▲예금을 통해 조성된 사채는 1천7백30개 구좌에 1천38억원이다. 김대리를 통해 이미 인출된 것은 1천6백35개 구좌에 1천66억원이다.
이중 김철호 명성그룹회장이 사용한 것은5백12억원이고 나머지 5백54억원은 사채이자로 지급되었다. 아직까지 인출되지 않은채 남아있는 금액은 72억원이다.
-김대리는 여러차례에 걸쳐 김회장에게 사채자금을 건네주었는데 주고받은 돈읕 어떻게 계산했는가.
▲두사람이 명성사무실에서 자주 만나 액수를 따졌다.
-김회강은 김대리에게 거액을 꾸어썼다는걸 인정하고 였는가.
▲자, 그 증거가 여기 있다. 김회강이 지난1월 김대리에게 써준 자필 확인서가있다. (이때 조사반원들이 비닐커버에 씌워진 김희장의 서명이든 채무사실확인서를 보여준다)
-국세청이 처음부터 속속들이 전주를 밝히겠다고 했는데….
▲전주명단이 여기 었다. (국세청 전산처리실이 작성한 푸른색 커버로된 두꺼운 자료 3권을 내놓는다. 각권이 4㎝두께, 컴퓨터용지로 만들어져 있다)이 전주명단만 보고 절대 기사화하지 말기 바란다. (전주들의 명단에는 주민등록번호와 주소등이 적혀있다) .
이 사람들은 직장에 다니다가 퇴직금을 사채로 넣은 사람도 있다. 우리가 세무조사상 필요에의해 수집한 자료를 매스컴을 통해 공표하는것은 부당하다고 본다. 단지 국세청이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기위해 이만큼 자세하게 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전주들의 직업은?
▲아직 분류되지 않았다. 거기까지 조사능력이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어전 계층에 있는 사람인지는 밝힐수 있지 않은가.
▲기업주들이 많다. 14억3천만원을 낸사람이 최고액수를 기록하고있다. 10억이상이4명, 2억원이상의 전주가70명이나 된다.
-김회장의 명성그룹이 부도한번 내지않은 비결은 무엇인가.
▲김대리가 명성의 자금사정을 체크해보고 뒤처리를 한다. 예를들어 설악산콘도가 있는 상은속초지점에서 명성의 4억원짜리 어음이 부도위기에 처하게되면 자기비밀구좌에서 얼른 돈을 꺼내 틀어 막는다.
-김대리의 성장과정을 이야기해 줄수있는가.
▲그는 외아들로 자랐다. 명문의 집안이다. 이미 작고한 그의 부친은 누구나알고있는 유명한 사람이다. 그의 명예를 위해서 밝히지는 않겠다.
-김대리의 사채사취수법을 안청장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어처구니없는 사기극이 김회장과 함께 이루어졌다. 얼마전에 나는 김대리를 직접 만나고서도 그의 수법을 곧바로 알아듣지 못했다. 나중에는 김대리가 「그게아니고 이런 방법에 의해 돈을 끌어댔습니다」하고 고쳐줄 정도였다.
-이런 조사발표는 이례적인 것이 아닌가.
▲이례적이다. 국세청이 조사권을 갖고있지만 기업보호를 위해 발표안하는 것이 마당하다. 그러나 국민의 궁금증이 커지고 흑막이 가려져야한다는 여론때문에 이를 공개하게 된것이다.
결코 명성이 미워서가 아니라 국민의 의혹과 억촉이 많아서 그렇다.
그리고 또하나 부탁이 있다. 국세청은 최선을 다했으며 있는 그대로 털어놓았다. 진실을 믿어달라. 여러분도 진실하게 보도해달라.
-만약 어느기업이 사채중개에 의한 자금을 쓰고 비밀스러운 일을 한다고해서 또 명성처럼 조사결과를 완전히 공개하겠는가.
▲그렇지않다. 재무구조를 보고 상담한 혐의가 있기때문에 명성에 손을 댄것이다. 국민의 의혹도 대단했잖은가. 이같은 기업이 또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선의의 명성 콘도미니옴 분양자나 골프장 회원은 어떻게 되나.
▲국세청이 관여할 사항은 아니다. 정당한 투자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므로 보호되어야한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명성의 은행부채는 열마나되며 어느은행이 대출해준 것인가.
▲은행부채는 지난 6월말 현재 모두 22억2천8백만원인데 이중 상은혜화동지점의 부채 14억1천3백만원은 세무조사가 진행중인 8욀초 예·대상각되어 현재 남아있는 은행부채는 8억1천5백만원이다.
-명성그룹은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 것이며 선의의 피해자는 어떻게 구제할것인가.
▲국세청 소관은 아니다. 상업은행이 인수하거나 업정관리로 넘기는 방법등이 있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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