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 2시간 … 해상입체의 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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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동해안해군○○기지=박보균기자】 『의아 선박발견, 침로 2백25도, 속도 20노트』-.
동해안 울릉도근해를 초계중이던 해군 강원함 레이다에 남진하는 괴선박이 포착된것은 13일 상오9시45분.
최초의 발견자는 전탐실근무자 김성용 중사 (29· 경북월성출신). 전탐실근무 7년째인 김중사는 이상한 예감이 들어 수상한 선박의 항로를 계속 추격하는 한편 즉시 전탐 당직사관에게 이를 보고했다.
전탐 당직사관 유명기중위(25) ―함교 당직사관 문용덕소령(31)을 거쳐 함장에게 긴급 보고 됐다.
함장은 함내에 전투배치 명령을 내리고 탑재 헬리콥터에 출격 준비를 지시했다.
20분후 강원함은 괴선박 5마일 전방까지 접근, 육안으로 관측했다.
괴선박은 선체 중간쯤에가로 30㎝ 세로 20㎝크기로 아사히마루 (조일구)라고 씌어있었다.
강원함은 이 괴선박이 어선들이 잘 칠하지 않는 흰색으로 되어있었고 유선형이라는 점에서 위장 간첩선일 것으로 판단, 정선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이 선박은 정선신호를 무시하고 더욱 속력을 내 도주하기 시작했으며 상오10시36분 진행방향으로 정선사격을 가하자 응사를 하면서 속력을 40노트로 높였다.
함장은 이 선박을 간첩선으로 확인, 적성선포를 하고 탑재기의 출격명령을 내렸다.
헬리콥터가 접근하자 간첩선은 또다시 사격을 가해왔다.
『간첩선 갑판 위에는 3영의 간첩이 자동화기로 헬기를 향해 사격을 가하면서 달아나더군요』
헬리콥터 조종사 이규직중령(36·해병48기)은 간첩선을 사정권으로 몰았다.
상오11시1분 헬리콥터와 강원함에서 동시에 사격이 시작됐다.
헬기콥터 사수 야길홍대위(28·해사33기)가 사격을 가한지 3분후에 간첩선의 조타실과 기관실에서 화염이 솟아올랐다.
『포탄이 배 뒤쪽에서 기관실과 조타실까지 뚫고 들어가 한방에 떨어졌지요』 간첩선이 화염에 휩싸인채 침몰되는 순간 기관장 김중열중령(37)은 12명의 특공대를 이끌고 예비선박을 타고 간첩선에 접근, 일부장비를 꺼내기도 했다.
11시4O분 간첩선은 시꺼먼 연기와 화염에 휩싸인채 꽁무니부터 바닷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발견한지 1백15분, 숨막히는 50마일의 추격끝에 이뤄진 것이다.
이날 노획품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해안침투용 수중 추진기.
길이 1백80m 폭 30㎝(뒤쪽 폭 90㎝ ) 에 유선형인 이 추진기는 잠수복을 입은 사람이 들어가도록 돼있었고 안에서 밖을 내다 볼수 있는 직경30㎝의 유리구멍2개가 있었다.
이 수중 추진기는 지난번 월성 앞바다에서 노획한 수중잠행기와는 다른 신형장비.
노획물중 김일성 김정일부자의 사진이 들어있는 붉은색 수첩에는 「우리는 우리 세대에 남조선혁명을 완수, 조국을 통일해 후세들에게 넘겨주어야 합니다. 김일성』 이라고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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