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하 40주기 가곡의 밤… 국민가곡 '보리밭' 작곡가 추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황인호의 시 '고독'에 곡을 붙인 고(故) 윤용하(1922~65)의 가곡이다. 이 노래는 작곡자의 고달픈 삶을 대변해 주는 것 같다. 그는 가족이 함께 살지 못할 정도의 생활고에 시달리다 43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다.

국민 가곡 '보리밭'의 작곡자인 윤용하 선생의 40주기 기념 연주회가 26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윤용하의 작품만으로 꾸미는 음악회는 85년 20주기 추모 음악회를 연 이후 두 번째다. 올해 40주기를 기해 정부는 그에게 문화훈장을 수여했으며, 최근 기념사업회(회장 오현명, 부회장 이부영)가 공식 발족했다.

1922년 황해도 은율 태생인 고인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가곡, 동요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숱하게 남겼다. 동요 '나뭇잎 배' '노래는 즐겁다', 정인보 선생이 가사를 쓴 '광복절 노래'가 가장 유명하다. 한국 전쟁 당시에는 종군 작곡가로'사병의 노래' 등 군가를 작곡했다.

이밖에도 미완성 오페라 '견우 직녀', 오페레타 '해바라기 노래', 교향곡 '개선', 교성곡 '조선의 사계'등이 있다. 하지만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것은 역시 서정적 선율로 가득한 가곡과 동요다.

'보리밭'은 고인이 부산 피란시절 박화목 시인에게 국민의 마음을 달래 줄 서정 가곡 한 편을 만들자고 제안해 가사를 받아 쓴 작품이다.

이번 음악회에는 1940년 고인과 함께 '조선합창단'을 창단했던 바리톤 오현명씨를 비롯, 테너 안형일, 소프라노 김영애, 피아니스트 정진우, 서울신포니에타 등이 출연한다. 02-541-6234.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