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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트 전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미래의 전쟁이 어떤 양상을 띨지는 보는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다.
우선 핵무기가 대량 사용될 터이니 핵전쟁이 될 것임은 틀림없다. 또 군대의 진격에 앞서 미사일들이 발사될 테니까 미사일전쟁, 각종 무기는 컴퓨터로 장비되니까 컴퓨터전쟁, 우주의 통신기지를 파괴하는 것이 급선무니까 우주전쟁, 전투원과 비전투원의 구별이 모호해질테니까 총력전이 될 것이다..
그러나 또 한가지 확실한 것은 미래의 전쟁에선 인간의 역할이 미래전보다 훨씬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최근 외신이 전한 미 육군 보고서는 바로 로보트와 생물전자인간이 미래의 전쟁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에어랜드 전쟁 2천년』. 미 육군 훈련사령부가 만들어냈다. .
이런 종류의 공상은 현재의 과학발전에 기초하고 있어 조만간 현실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군인보다 대체로 상상력이 강한 영화예술 종사자들은 이미 『스타워즈』같은 영화에서 이같은 전쟁모습을 연출했었다..
『에어랜드 전쟁 2천년』은 금세기 말까지 미국과 소련은 로보트가 조종하는 비행원반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무인비행기의 꿈이 실현되는 것이다.
한편 생물전자인간은 어떠한 피로도 이겨내는 초인간이다. 신체 주요부분을 인공기계로 갈아 끼운 「6백만불의 사나이」같은 인간이다. 지금의 의학발달로 보아 2000년에는 실제로 이런 인간의 등장이 가능하다고 미 육군은 판단한다.
아울러 유럽지역을 1초안에 관통하는 전자력총, 정도 높은 광선무기 등의 개발도 예고되고 있다.
이같은 전쟁모습과 무기개발이 결코 공상이 아님은 그간의 보도가 뒷받침한다. 지난 3월 「레이건」대통령은 초강력병기의 개발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레이저와 입자광선무기가 주종을 이룬다. 이른바 집속에너지무기를 말한다.
미 국방성의 「램버슨」소장은 「레이건」대통령의 선언을 보충설명하면서 이들 기가 앞으로 10년 이내에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속에너지무기가 해·공·지에 배치되면 적미사일은 발사 초기에 모두 격파된다. 핵탄도, 미사일도 쓸모없게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과연 이런 무기가 실제로 생산될지 의심을 품는 사람들에게 「램버슨」소장은 『집속에너지무기의 개념을 거론할 수 있게 되기까지 수십년이 흘렀고, 그것을 무기체제에 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불과 10여년전의 일』이라고 대답한다. 앞으로 10년이내의 개발가능성을 암묵적으로 강조한 말이다.
결국 이같은 전쟁에선 사람의 살상은 무의미해진다. 공격의 주목표는 컴퓨터 생산공장, 컴퓨터 지휘본부, 로보트 제조공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전쟁은 컴퓨터끼리의 전쟁이지 인간의 전쟁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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