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여제 리타 젭투, 도핑 추락… 시카고 마라톤 2연패 기록 삭제이어 상금까지 환수

마라톤 여제 리타 젭투가 도핑으로 추락했다.

여자 마라톤의 간판스타 리타 젭투(34·케냐)가 지난해 9월 금지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AP는 31일(한국시간) 케냐육상경기연맹은 젭투가 불시 도핑테스트에서 에리스로포이에틴(erythropoietin·EPO)에 양성반응을 보여 2년 자격정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젭투는 지난해 10월 시카고 마라톤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2주전 예고없이 받은 도핑테스트에서 EPO에 양성반응을 보이며 이 기록도 삭제될 위기에 놓였다. EPO는 적혈구 생성을 촉진한다. 적혈구가 늘면 몸 안에 산소 공급이 원활해져 피로를 덜 느끼고 경기력도 향상된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규정은 도핑 적발 시점부터 징계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젭투가 도핑테스트를 받은 지난해 9월 이후 모든 기록이 삭제된다. 지난해 시카고 마라톤 2연패 기록은 물론 10만 달러의 상금도 잃는다. 월드 마라톤 메이저스 조직위원회도 젭투의 모든 기록을 삭제하겠다고 전했다. '월드 마라톤 메이저스'는 지난 2년간 도쿄와 런던·보스턴·베를린·시카고·뉴욕 마라톤 대회의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매긴 뒤 1위에게 50만 달러의 상금을 주는 단체다.

2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젭투는 2016년 10월 29일까지 선수 자격이 박탈된다. 오는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선수권대회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모두 출전할 수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장거리 강국인 케냐 선수들이 도핑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케냐육상경기연맹에 반도핑 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켜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또 구멍이 생기며 마라톤 여제까지 잃게 됐다.

젭투는 지난 2006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혜성과 같이 등장했다. 이후 2013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와 시카고 마라톤 대회 정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4월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도 2시간18분57초의 코스 레코드를 작성하며 1위에 올랐다. 젭투는 항소를 할 수 있지만 징계가 철회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온라인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