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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키우기 힘든 한국, 여성 절반 '어린이집 외에 대안없다'

중앙일보

입력

자료사진 [사진=중앙포토DB]

계속 불거지고 있는 어린이집 아동폭행 사건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어린이집을 대신할 만한 양육 방법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양육비 등 부족한 가계 재정을 보태기 위해 출산 후에도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빡빡한 보육환경’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났다.

30일 취업포털 파인드잡이 전국 25세 이상 여성 1202명을 대상으로 ‘맞벌이를 하게 될 경우 아이를 어디에 맡기겠느냐’고 물은 결과 응답자의 57.2%가 ‘보육시설에 맡기겠다’고 답했다. ‘가족이나 친척에게 맡긴다’(35.4%), ‘베이비시터를 고용한다’(6.9%), ‘이웃에 맡긴다’(0.3%) 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최근 보육 교사의 아동학대 사례가 줄줄이 고발돼 부모들의 불안이 커졌지만 가족과 친지를 제외하면 사실상 어린이집 외에는 방안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성들이 출산 뒤에도 맞벌이를 하려는 이유로는 ‘배우자의 소득만으로 양육비 충당이 어렵다’는 답이 62.9%로 ‘자아실현을 위해서’(27%)보다 훨씬 높았다. 고용 안정성이 악화되고 가계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 맞벌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계의 필수 요소가 된 셈이다.

실제 여성 10명 중 9명은 출산 후 맞벌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이 중 ‘출산 후 맞벌이를 하는 것이 좋다’는 답이 절반을 차지했으며 ‘반드시 해야한다’고 말한 사람도 16.2%에 달했다. 연령별 의식도 다르지 않았다. 맞벌이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20대(92.5%), 30대(91%), 40대(88.8%), 50대(85.0%)에서 모두 높게 나타나 전 연령층이 육아와 일을 병행할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 ‘끝까지 자신만의 커리어를 이어가겠다’(25.8%)고 한 응답자는 대학생(37%)과 대졸(31.7%)이 고졸(15%)보다 많아 고학력 여성일수록 자아실현을 위해 직장 생활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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