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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시인 김준엽씨 체전서 금메달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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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5일 제2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보치아 경기가 열리고 있는 천안농고 체육관에선 개인전 준결승에 오른 뇌성마비 1급 장애인 김준엽(金俊燁.33.경북 경주시 외동읍)씨가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보치아는 공을 목표물 가까이 던져 승패를 결정짓는 경기로, 노련함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경력 11년째인 金씨는 1999과 2000년 장애인체전에서 두 차례나 은메달을 획득한 이 종목 베테랑이다.

태어날 때부터 양팔꿈치 아래가 없어 경사대를 놓고 입으로 공을 굴려야 하는 그로선 대단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대회에서 그의 목표는 금메달. 어머니(71)께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당뇨병으로 몸이 불편한 어머니께서 3개월 전 아버지까지 여의고 실의에 빠져 계시거든요."

金씨가 보치아를 시작한 것은 93년. 울산의 한 장애인 복지관을 찾았다가 주위의 권유로 공을 잡았다. 남들이 손으로 하는 운동을 입으로 하자니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입에서 피가 날 때까지 연습을 계속해 99년엔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金씨에겐 또 다른 재주가 있다. 글 솜씨가 뛰어난 것. 그가 15년 전부터 써온 시가 무려 5백여편에 달한다. 98년엔 장애인수기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출판 비용이 없어 인터넷 홈페이지(myhome.hitel.net/~kjod/)에서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천안=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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