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의료사고 대처하는 의료진의 자세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최근 성형수술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의료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20대 여성이 국내 유명 성형외과에서 수술 도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슷한 시기 한 여고생은 수능시험을 마치고 성형수술을 받은 후 석 달째 뇌사 상태를 유지했다. 세계 성형시장의 25%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성형외과의 현주소다.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매스를 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음은 의료계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물질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가 빚어낸 우리사회에서 이 같은 비극은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미를 추구하기 때문에 이를 무조건 나무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외모 중시는 가히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언어구사력이 먼저인 방송인의 요건에서 외모가 우선시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외모를 중요한 사원선발 기준으로 삼는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회적인 현상으로 인해 남녀를 불문하고 성형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방송 역시 이런 풍토에 편승해 버젓이 성형 성공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성형외과도 인터넷 등을 통해 무차별적인 광고로 성형을 부추기고 있다. 국내 인구 1000명당 성형수술 건수는 13.5건 수준으로 전 세계 1위다. 이와 함께 발전한 국내 의사들의 성형시술 능력은 외국인 환자 유치를 통한 국익 창출에도 한 몫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성형외과 과열 경쟁으로 상업화가 심해졌고, 이는 과잉 성형으로 이어져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코디네이터들은 수술비를 더 받아내는 데 혈안이다. 부작용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고 불필요한 수술까지도 권유하는 이런 행위 역시 엄연히 불법이다.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마취의 전문성이 떨어지는데 기인할 수 있다. 의료법은 의사면허만 있으면 누구나 마취를 할 수 있다. 성형 의료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수술실을 보유한 의료기관 중 마취 전문의가 없는 병원은 무려 38%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개인병원 규모의 성형외과들은 비용 부담 때문에 마취 전문의를 두는 경우가 극히 적다.

수술 중 응급 상황에 대한 대처도 매우 미흡하다. 성형외과를 둔 의료기관 1091곳 중 심장충격기와 인공호흡기를 갖춘 곳은 77%에 불과한 실정이다. 의료사고의 일차적 책임은 병원이다. 사고를 막으려면 마취 전문의를 참여시키고 응급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는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의료관광 활성화를 국가적 시책으로 장려한 정부는 더 큰 책임이 있다. 지금부터 모든 역량을 동원해 불법 성형을 제재하고 의료사고를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인기기사]

·“내가 받지도 않은 리베이트를 소명하라고?” [2015/01/26] 
·“단식투쟁, ‘득’보다는 ‘실’ 많아, 먹고 투쟁하겠다” [2015/01/26] 
·전자담배와 비슷한 흡연욕구저하제 안전성 재검토 [2015/01/26] 
·성형 의료사고 대처하는 의료진의 자세 [2015/01/26] 
·[신간] 알로에 면역혁명 [2015/01/26] 

남기두 실장 기자 openspace78@naver.com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