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572. 마냥 /모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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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마냥'과 '모양'은 발음과 꼴이 비슷하여 글을 쓸 때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야간 산행자들의 헤드랜턴 불빛이 반딧불마냥 빛나고 있었다" "젊은 여승들이 감나무 밑에서 대나무로 감을 따는 모습이 속세의 여학생들마냥 밝고 즐거운 표정이다"같이 앞말에 붙어 조사로 쓰인 이 '마냥'은 '처럼'의 잘못이다. 아직 표준어로 인정받지 못했으므로 '처럼'으로 고쳐야 한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줄곧'(가게를 마냥 비워둘 수도 없는 일이다), '부족함이 없이 실컷'(우리는 웃고 떠들며 맥주를 마냥 마셔 댔다), '보통의 정도를 넘어'(아이들과 어울리면 내 나이도 잊은 채 마냥 즐겁기만 하다)의 뜻으로 쓰이는 '마냥'은 부사로 표준어다.

한편 '처럼'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 '모양'도 있다.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모양으로 그는 아무 말도 없이 한쪽 구석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콩나물시루 모양 비좁은 교실"과 같이 쓰이는 '모양'은 '어떤 모습과 같은 모습'을 뜻하며, 품사는 명사다. 앞말에 붙이지 말고 띄어 써야 한다. '콩나물시루 모양'은 '모양' 뒤에 '으로'가 생략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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