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에 급수 인증" 효실천 운동가의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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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0년이 넘게 인성교육을 실천해온 전직 고교 교장이 있다. (사)대전시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성교육연합) 오원균(68·사진) 대표가 주인공이다. 인성교육연합은 최근 인성교육실천 인증 급수 발급 기관으로 선정됐다. 교육부 심의를 거쳐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급을 허가했다. 인성교육 실천 정도에 따라 1급에서 8급까지 급수증을 주는 것이다. 한자 급수 인증제 등과 비슷한 개념이다.

 인성교육 인증급수 발급은 오 대표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오 대표는 “학생들을 버린 세월호 이준석 선장 등의 사례에서 보듯 인성교육의 중요성은 누구나 강조하지만 실천은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며 “인성교육 실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급수제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인성교육 실천을 위한 100가지 표준항목을 만들었다. 예(禮)·효(孝)·정직·책임·존중·배려·소통·협동 등 지난해 말 제정된 인성교육진흥법에서 명시한 인성의 핵심 가치 8개에 칭찬 항목을 더했다. 예를 들어 ▶인사 잘하기 ▶바른 식사예절 ▶존대말 사용 ▶숙제하기 ▶일기 쓰기 ▶자연보호 ▶족보 알기 ▶우리 고장 효행 이야기 찾아보기 ▶효도 십계명을 작성해 실천하기 등이다.

 오 대표는 “인성교육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며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게 목표”라며 “표준항목은 이를 위한 기본 지침”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인성교육 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우송공업대 기계과 교수로 일하던 1991년 정부에서 효자상을 받았다. 이후 20여 년간 효실천 운동을 벌여왔다. 2001년 서대전고 교장으로 재직할 때는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스승 존경운동을 펼쳤다. 2013년 12월부터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인성교육진흥법 마련을 위한 100만 명 서명운동을 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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