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수영선수 김진호군, 호랑이 코치 잃었다

중앙일보

입력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인간승리의 주인공 자폐증 수영선수 김진호(19.부산체고 2년)군이 갑작스럽게 코치가 해임되면서 시련을 겪고 있다고 쿠키뉴스가 12일 보도했다. 진호군을 3년간 전담해서 연습지켜온 '호랑이 코치' 배내식(40)씨가 진호군의 부모에게 11개월 동안 매달 사례금으로 100만원씩 받은 사실이 문제가 되면서 지난달말 학교측으로부터 권고사직된 것.

배 코치는 지난달 13일 진호와 함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은.동메달을 목에 걸고 입국하면서 바로 교육청 감사를 받기 시작했고 진호군에 대한 수영 교육도 중단됐다. 진호군은 입국 당시 "전국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라고 했지만 전국체전 개막을 사흘 앞둔 현재 전담 코치 없이 연습을 하고 있다.

배 코치는 지난해 2월~12월 매달 100만원씩을 받았다. 그러나 사심은 전혀 없었고, 그만큼 열심히 진호와 함께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진호와 함께 밤낮없이 연습을 해왔고 어느정도 결실을 보게 됐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져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했다.

진호군의 어머니 유현경(45)씨는 "1등을 만들어 달라는 것도 아니고 항상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 사례금을 드렸을 뿐"며 "일이 이렇게 벌어지니 정말 가슴 아프다"고 안타까워 했다. 유씨는 "진호는 다른 학생들과 달라 코치와의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며 "전국체전도 문제지만 그 이후 진호가 정상적으로 수영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진호군은 배 코치가 사직된 사실을 모른다. 코치와 부모 모두 진호군이 충격을 받을까봐 "코치님은 몸이 아파 오래 쉬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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