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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인질극 범인 김상훈 현장검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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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이 개XX야. 엄마를 왜 괴롭히냐?”(숨진 전 남편 B씨 아들)

“네 엄마 데리고 와라”(김상훈)

안산 인질극의 범인 김상훈(46)은 19일 오전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아내 A씨와 살해된 전 남편 B씨 사이에 낳은 아들(21)이 자신에게 소리치자 쓴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김상훈은 현장검증 건물로 끌려 들어가면서도 끝까지 B씨의 아들을 쳐다봤다.

1시간 여 뒤 현장검증을 마치고 나온 김상훈은 B씨의 아들을 또 노려봤다. B씨의 아들이 “그렇게도 살아 있고 싶냐”고 소리쳤기 때문이다. 이어 무엇인가 말을 하려 했지만 경찰이 제지하자 그냥 후송차에 올랐다. 이를 지켜본 주민들은 "정말 뻔뻔하다"고들 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시작한 현장검증에서 김상훈은 이전 영장실질심사 때와는 달리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호송차를 타기 전 "혐의를 인정하느냐" "딸을 성폭행 한 것이 맞나" "아직도 작은딸이 숨진 이유가 경찰에 책임이 있다고 보는가" 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어 "부인이나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느냐"는 말에는 "미안한 마음이다. 죄송하다"고 했다. "살해할 생각으로 들어 간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씨를 죽이려고 계획적으로 들어간 것이냐"고 하자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죄송하다. 죽을죄를 지었다”라고 한 뒤 후송차에 올랐다.

이날 현장검증에서는 김상훈이 숨진 B씨의 집에 침입해 B씨 동거녀(32)와 두 딸을 포박하고 B씨와 작은딸(16)을 살해하는 장면이 재연됐다. 또 작은딸 성추행 과정도 검증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상훈은 지난 12일 오후 B씨의 집에 침입, B씨의 동거녀와 두 의붓딸을 감금하다 귀가하던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이어 다음날 아침 작은딸까지 살해한 혐의로 15일 구속됐다. 또 13일 오전 작은딸을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안산=임명수 기자 l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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