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 프랑스 만평에 분노 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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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경찰이 17일(현지시간) 테러 혐의로 4명을 체포했다. 독일에서도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조직원 2명을 붙잡았다. 벨기에도 지난 주말 자국 내에서 13명, 프랑스에서 2명 등 15명을 잡아들였다.

프랑스 주간지인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테러 이후 유럽 각국이 대대적인 대테러 작전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는 파리 교외 5곳을 급습해 파리 테러범들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12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 대테러 경계도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에 이어 벨기에도 현역 군인을 동원했다. 우선 300명을 유대인 회당 등 테러 발생 우려가 높은 곳에 배치했다. 브뤼셀역 등은 중무장한 경찰들이 경계했다.

미국 CNN방송은 이와 관련 “현재 유럽에는 총 120∼180명이 가담한 잠복 조직 20개가 있으며 이들은 프랑스·독일·벨기에·네덜란드 등을 공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각국은 특히 이라크나 시리아에 다녀온 사람들이 테러를 벌일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벨기에는 그간 350명 정도가 중동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1400명)·영국·독일(600명)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한편 샤를리 에브도가 최신호 만평에서도 이슬람 창시자인 마호메트를 풍자한 데 대한 이슬람권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성직자위원회(울레마위원회)는 “이는 종교적 모욕이며, 표현의 자유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 정부에 이어 수니파의 대표 국가인 사우디도 가세한 모양새다. 프랑스의 옛 식민지인 니제르에선 교회 두 곳이 불타고 프랑스 관련 시설에 대한 약탈이 이어졌다. 파키스탄에서도 유혈시위가 있었다.

반면 프랑스에선 샤를리 에브도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가 프랑스 영화관 100여 곳에서 재개봉된다. 2007년 프랑스 이슬람 단체 2곳이 샤를리 에브도와 편집자를 상대로 냈다 기각됐던 소송을 다룬 ‘바보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힘든 일’이란 2008년 개봉작이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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