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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력 일본 추월…동북아 긴장 고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과 일본의 해군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으로 무력 충돌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까. 지난해 일본의 한 연구소는 국지전이라는 전제하에 전쟁 발발 수시간 후 중국 해군이 괴멸할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었다.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일본 해상 전력에 근거한 전쟁 시나리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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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영국의 권위있는 군사전문지 IHS 제인스디펜스위클리(JDW)는 중국의 해군력이 올해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은 센카쿠 열도 외에도 남중국해 등을 중국의 세력권으로 선포하며 해군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핵 추진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과 총 200개의 핵탄두를 장착한 쥐랑(巨浪) -2 잠수함 발사 미사일, 미국도 두려워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41을 갖춘 데 이어 미사일 방어 능력이 있는 최신형 이지스함 건조에 나서며 일본은 물론 미국을 위협하는 전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일본도 올해부터 최신예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탑재한 이지스함 2대 건조에 나서 2020년까지 8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과 일본이 저마다 해군력 강화에 나서며 가뜩이나 센카쿠 분쟁으로 시끄러운 동북아시아의 긴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JDW는 해상 전력의 핵심인 이지스함 전력에서 중국이 일본을 앞선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052C 구축함 5척, 052D 구축함 1척, 051C 구축함 2척 등 8척의 이지스함을 보유, 6척을 보유한 일본을 추월했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이지스함 8척의 원거리 방공 전력은 6척의 일본과 비슷하지만 중국은 올해 052C 구축함 1척과 052D 등 이지스급 구축함 4척을 추가 취역시킬 계획이어서 연말이면 중국의 이지스함 전력은 일본의 1.5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일본은 지금까지 중국의 최신예 구축함인 052D급 1척만을 이지스함으로 보고 있으나 JDW는 최근 5년 이내에 취역한 구축함 7척도 이지스함 성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취역한 052D 이지스함은 DH-10장거리 순항미사일과 HQ-9 함대공미사일 등 64발의 대함·대공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또 대(對)잠수함용 어뢰를 탑재해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과 항모 편대를 이룰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또 지난해 12월 차세대 이지스함인 055형 구축함 건조에 들어갔다. 이 구축함은 4대의 가스 터빈을 장착할 예정이며 총출력이 10만 마력에 달한다. 또 원거리 방공과 미사일 방어 작전에 이용되는 S밴드 레이더와 초저공 항공기와 공격용 미사일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X밴드 레이더도 탑재된다. 2017년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양적인 면에서 중·일 해군력 격차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해군 병력은 중국이 23만 5000명인데 반해 일본 해상자위대는 4만5800명에 불과하다. 총 군함에서도 일본(120척)은 중국(970척)의 12%에 불과하다. 2013년에만 중국은 27척의 함정을 진수하거나 실전 배치했지만 일본은 그 절반에도 못 미쳤다.

비대칭 전력의 핵심인 잠수함 숫자에서도 중국은 5척의 핵잠수함을 포함해 56척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본은 18척 정도다. 중국은 2013년 12월22일 보하이(渤海)만에서 094형 핵잠수함을 통해 쥐랑-2 ICBM을 발사해 질적인 면에서도 일본을 따라잡고 있다. 또 1세대 핵잠수함인 091형, 092형을 대체한 093형 공격용 핵잠수함과 094형 전략 핵잠수함을 최근 5년 사이 일선 부대에 속속 배치했다.

해상 항공기 전력은 중국이 468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일본은 339대로 129대나 부족하다. 아직 전력화되지는 않았지만 중국은 1대의 항모를 보유하고 함재기 이착륙 훈련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일본은 헬기 항모 4대만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반론도 있다. 일본 해상 전력은 함정과 무기의 질 면에서 중국을 앞섰다는 것이다. 일본 이지스함의 공격과 방어 능력은 미 해군과의 합동 훈련 등을 통해 세계 최고라는 사실이 증명됐지만 중국 이지스함의 성능은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일본은 중국에 비해 잠수함 숫자는 부족하지만 잠수함 작전 능력과 성능에서 중국에 크게 앞섰다는 것이다.

▶중국 해군 함대는
 
중국 해군은 3개 함대를 두고 있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 사령부를 둔 북해 함대는 한반도는 물론 일본까지 작전권에 두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가장 먼저 개입할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함을 이곳에 배치하고 있어 미군은 물론 일본과의 충돌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핵잠수함 1개 지대도 북해함대 산하에 두고 있어 중국 3개 함대 중 전력이 가장 막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와 대만 방어를 담당하는 동해함대는 사령부가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에 있다. 2012년 9월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조치로 중·일 분쟁이 급증하자 전력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함대의 미사일 전력을 강화해 중국 내 최첨단 중·단거리 미사일 절반 이상이 동해 함대 소속 함정에 탑재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대만과 센카쿠 유사시에는 사령부 후방에 배치된 1000기 이상의 육상 미사일의 지원도 받는다.
사령부가 광둥(廣東)성 전장(湛江)에 있는 남해 함대는 남중국해 방어를 맡고 있다. 지난해 필리핀 베트남과의 남중국해 영토 분쟁이 늘면서 소규모 함정을 대폭 늘렸다. 기동력 강화를 위해 헬기를 탑재한 함정도 집중 배치돼 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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