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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기술제공」결정 계기로 본 일본의 방위산업|무기수출국으로 부상하는 일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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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일본정부는 얼마전 각외에서 2년간을 끌어온「대미 무기기술제공원칙」을 결정함으로써 미국의 일방 통행적인 대일 무기지원 체제에서 쌍무적인 공동개발 체제로 전환하는 한편 무기금수 3원칙에 묶여있던 일본의 방위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조그마한 바람구멍을 뚫어 놓았다. 일본정부는 이 결정이 결코「무기금수 3원칙」을 깨뜨리는 것은 아니라고 강벼하고 있지만 무기수출을 반대하는 야당이나 수출문호개방을 추진해온 재계는 이번 에 조그맣게 뚫린 이 구멍이 풍화작용으로 순식간에 무기금수 3원칙을 무너뜨리고 일본의 방위산업을 국제무기시장으로 내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국내의의 관심은 일본의 방위산업이 어느 정도의 수준에 와 있느냐 하는데 집중되고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이번 조치는 일본의 희망보다는 미국의 요구에 의한 것이다.,
자유세계 최대 강국이며·무기생산의 최첨단을 걷는 미국이 2년간이나 끈질기게 기술제공을 요청했다는 점만으로도 일본의 무기생산능력은 관심의 대상이다.
현재 일본은 전차 8백80대, 자주포차 5백50대, 장갑차 5백50대, 함정 4백83척 (총2백28만t, 항공기 1천3백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있다.

<미, 끈질긴 요청>
그 95%가 자체개발 혹은 라이선스생산에 의한 국내 조달품이다. 일본의 군사비지출은 81년의 세계 8위에서 지금은 5위로 올라서 있다.
일본최대의 군수공장인 미쓰비시(삼능)중공업 나고야(명고옥)공장은 52년 항공기제작에 착수한 이래 초음속고등연습기 T2, T2를 변형한 초음속전투기 F-1을 자체 개발하는 한편 미군의 F-86전투기, F-104전투기를 라이선스 생산, 방위청에 납품해 왔으며 81년부터는 새로운 주력전투기 F­15의 대량생산 체제에 들어갔다.
삼능중공업은 항공기뿐 아니라 육상자위대가 자랑하는 74식 전차. 포클랜드 전쟁에서 명성을 떨친 프랑스의 엑조세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ASM-1 공대함미사일을 개발, 실전 배치하고 있다.
74식전차는 몸체를 전후좌우 상하로 움직일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전차로 미국을 비롯, 각국의 주목을 끌고있는 무기다.

<전투기 대량생산>
ASM-1상는 미하픈을 목표로 개발한 것으로 하픈이 일화환산 1천억엔을 투입한데 비해 2백억엔으로 개발했으며 1발 가격도 하픈 2억엔에 비해 1억2천만엔에 공급한다는 것이 자랑이다. 성능은 포클랜드에서 아르헨티나가 영구축함세필드호를 격침시킨 엑조세가 명중률 40%인데 비해 50%라는 얘기다.
삼능중공업 외에 가와사끼(천기)중공업은 대잠초계기·잠수함·대전거미사일·단MAT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새로 대전차레이더 유도미사일을 개발중이다.
이밖에 동경시바우라 (지포) 전기의 단SAM미사일, 자동차 메이커로 유명한 닛산 (일산) 자동차의 1백27mm 항공용 로기트탄, 화식 1백7mm 박격포분진탄 등도 자체 개발한 무기다.
일산은 작년 7월 미국의 타이탄, 퍼싱미사일 제조회사인 마틴마려엑과 포괄적인 기술제휴계약을 체결, 우주항공산업에 손을 뻗치고있다.
일본의 무기생산기술에서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최신예전차장비인ECM (레이다 등에 강력한 전파를 발사, 탐지기능을 마비시키는 전파방해장치), ECCM (ECM에 걸렸을 때 순간적으로 주파수를 변경. 본래의 기능을 유지시키는 대전자대책장치)을 스스로 개발했다는 점이다.
81년3월 미국이 F-15전투기를 일본에 라이선스 공여할 때 미국은「동맹국일본」에 대해서도 이 장치만은 라이선스대상에서 제외했었다.
그러나 불과 2년만에 일본은『자력개발로 충분히 성능 좋은 물건을 만들게됐다』는 것. (방위청 기술본부 통정량삼기획부장)
그러나 일본이 아무리 우수한 무기를 개발했다해도 국제적인 시야에서 보면 아직 초보적인 단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본의 주간문춘은 최근 구미의 주요 무기생산업체나 전문가들에게 일본이 개발한 무기에 대한 평가를 앙케트조사한 바 있는데 대부분이『흥미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대답을 해왔다고 개탄했다.
다만 일본의 민간기술이 개발한 초LSI, 페라이트견료(전파를 흡수, 레이다에 포착되지 않는 특수도료), OCD (필름이 필요 없는 카메라용 반도체) 등 일부 첨단기술에 대해서는 군용전용 가능성을 인정, 깊은 관심을 표시하고있다.
미국이 일본에 요청하고있는 무기기술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인가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광통신, 일렉트로닉스, 세라믹스등 민간기술이 개발한 일부 첨단 기술일 것으로 보고있다.
일본전기를 비롯, 일본의 몇몇 사가 개발한 광파이버는 보통의 동축케이블과는 달리 핵 공격을 받았을 때 발생하는 전자파의 영향을 밭지 않는다.

<미 하청생산 늘듯>
미국도 단거리 광통신시스팀은 개발했으나 장거리 시스팀은 아직 개발하지 못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경전기화학공업 (TDK) 이 개발한 전파흡수 페라이드도료는 미국의 보이지 않는 폭격기 스텔스에 이미 제공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도세라믹스 등이 이미 자동차 엔진부품 등으로 실용화단계에 들어간 파인 세라믹스도 새로운 소재로서 미국이 탐내는 것이다.
작년 12월 미일무역회의에 참석차 방일한「올마」상무차관보는 회의에는 참식치 않고 NEC, 공업기술원등 첨단기술을 둘러보는데 시간을 보냈는데 그중에는 경도세라믹스사도 들어 있었다.
일본방위청은 74전차의 후계기공인 88식 전차에 파인 세라믹스를 사용할 것을 검토중이다.
일본의 로봇기술·생산·관리시스팀 차체가·미국의 협력 요청대상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일산자동차 우주항공사업부 전촌상치영업부장)
작년 미무기 생산업계에는 중대한 사고가 있었다. 미국 제1의 반도체 메이커인 내셔널 세미컨덕터가 군용IC (집적회로) 불량품을 대량 납품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펜타곤이벌컥 뒤집히는 소동이 난 것이다.
이 IC는 F-16전투기, 정찰위성, 대잠초계기, 함대함미사일 등에 사용되는 육해군 통합규격품(번호38510) 으로 문제가 된 장비들을 총 점검해야 했다. 미국이 첨단기술개발에 앞서 있으면서도 대량생산에서 일본에 뒤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얘기다.
따라서 미국은 군사기술 지원요청을 통해 일본의 민간생산공장을 미군수산업의 하청공장으로 이용하려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일본의 방위산업신장과 수출개방은 자동차·TV·VTR등 민수부문에서 무역마찰을 빚고있는 일본이 미국·프랑스 등 구미선진국들이 독점해 온 무기시장에 뛰어들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불과 경쟁예상>
따라서 앞으로의 일본방위산업의 갈길은 무기시장에서 의 마찰을 격화시키는 것보다 미국의 하청공장으로 공동생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어쨌든 전후 40년간 평화헌법의 베임에 가려있던 〓본이 새로운 군사대국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추세인 것 같다.
이같은 분위기 때문에 미국의 기업계 지도자들은 일본이 자동차산업에서 보인 것과 같은 왕성한 의욕으로 군비생산에 착수함 경우 세계무기시장에서 미국의 만만찮은 경쟁자로 등장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비즈니스 위크지는 일본의 방위력증강정책은 고도기술분야의 경쟁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군국주의 부활의 길을 트게 할 수도 있다고 말할 정도다.
이 잡지는 이어「나까소네」(중증근강홍) 일본수상은 방위력 증강과 방위비 지출에 관한 일본국내의 여하한 금기에도 과감히 도전을 시도하고있다고 논평하고「나까소네」수상은 강경파 인물이며 일본에서 가장 직설적으로 말하는 정치인의 한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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