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문, 자신만 대선후보라 착각" … 문재인 측 "비방 안한다 원칙 있지만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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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경쟁이 격해지고 있다. 문재인 후보에 대한 박지원 후보의 공세수위가 높아지면서다.

 박 후보는 1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이 황당무계한 기자회견을 한 날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의 길을 간다’고 말한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대전 합동토론회에서 문 의원이 2012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이끈 박 대통령을 언급하며 “대선 후보가 선거를 지휘하면 지지층 결집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박근혜의 길’에 빗댔다. 박 후보는 “문 후보의 주장은 박 대통령처럼 자신을 유일한 대선 후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의 공세에 대응하지 않고 정책행보를 강화했다. 그는 이날 충남 아산보건소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방문간호사들을 만나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린 것은 고용 불안 상태를 연장하는 방안에 불과하다”며 “가계소득을 높이려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고용 안정과 소득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정부가 시작한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이 이명박 정부 들어 중단돼 버렸다”고도 했다.

김기만 대변인은 “비방을 안 한다는 원칙에 따라 가만있지만 부당함에 적극 대응하자는 의견도 있다”며 “대선주자가 총선을 지휘하면 도움이 된다는 팩트를 말했을 뿐이지 ‘박근혜의 길’은 언급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런 식의 주장으로 어떻게 전국 정당을 만들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박 후보 측은 또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전 지역대표들의 ‘박지원 지지 성명’을 발표해 문 후보 측을 자극했다. 박 후보 캠프에 참여한 6명의 노사모 전 지역대표들의 성명이다. 김유정 대변인은 “문 후보의 무리한 출마로 친노의 근본 지지층까지 이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문 의원 측은 “김대중 정부 시절 박지원 당시 청와대 공보수석이 발탁한 김기만 대변인도 지금은 문 후보를 돕고 있다”고 맞대응했다.

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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