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세모녀 살인 가장 기소의견 검찰 송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서초동 세모녀 살해 사건의 피의자인 강모(48)씨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아내(44)와 두 딸(14세, 8세)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강씨를 14일 오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 6일 오전 3~4시30분 사이 자신의 집 거실과 방에서 잠들어 있던 아내 등 세 모녀를 스카프를 이용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도주를 시작한 강씨는 이날 오후 12시10분 경북 문경에서 검문 중이던 경찰에 검거됐다. 강씨는 검거 이틀 뒤인 8일 구속 수감됐다.

경찰 조사에서 강씨는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살해 동기에 대해서는 “3년째 실직 상태였고, 아파트를 담보로 5억원을 대출받아 주식에 투자했지만 실패했다”고 진술했다. 경찰도 강씨가 서초동의 40평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지만 스스로 경제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고 판단해 ‘가족 살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강씨의 아내와 두 딸의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를 통보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부검 결과 아내와 큰 딸의 시신에서 수면유도제인 졸피뎀이 검출된 것 외에 새로 확인된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강씨는 “아내에게는 와인에 수면제를 타서 줬고, 복통을 호소하는 큰 딸에게는 수면제를 복통약이라 속여 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부검 결과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