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암 환자 재발율 30% 낮출 수 있는 진단기술, 국내 연구진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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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 단백질 진단을 통한 방사선 치료 개념도

후두암의 방사선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방사선 치료에 내성(耐性)이 있는 환자를 미리 가려내 내성 억제 치료를 병행하는 방식이다. 상용화되면 후두암 재발 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을 기대된다.

김재성 선임연구원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재성 박사팀은 후두암 세포에 특정 단백질(ERp57-STAT3)이 많은 경우 방사선 내성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고 13일 밝혔다. 후두암은 흔히 흡연자들이 많이 걸리는 암이다. 발성기능 보호를 위해 외과 수술보다는 방사선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환자는 이에 내성을 보여 치료 효과가 떨어져 문제가 돼 왔다.

연구팀은 소포체 스트레스 단백질(ERp57)이 방사선 내성과 관련된 암핵심 전사인자 단백질(STAT3)을 활성화시켜 치료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 연구 과정에서 이들 단백질의 발현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해당 단백질과 결합하면 색이 붉게 변하는 항체 단백질을 이용하는 방식(단백질 PCR기법)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ERp57-STAT3 단백질을 많이 가진 후두암 환자들은 방사선 치료 예후가 좋지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재성 박사는 “방사선 치료 내성 환자를 가려내 내성유발 단백질을 억제하는 치료를 병행한다면 암 재발을 30% 이상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지난해 10월 국내 특허 출원했다. 곧 국제(미국) 특허도 신청할 계획이다. 연구결과는 국제 암 생물학 학술지 ‘온코타깃(Oncotarget)’ 1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후속연구를 계속해 3년 내에 임상에 적용 가능한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김한별 기자 ids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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