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금융계열 분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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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진그룹이 금융 계열사들을 모두 그룹에서 떼내 별도 금융그룹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조정호 메리츠증권 부회장이 계열에서 분리되는 동양화재.한불종합금융.메리츠증권 등 금융 3사의 경영을 책임지게 된다. 새 정부 들어 산업자본에서 금융이 분리되는 것은 처음이다.

동양화재 관계자는 13일 "계열사들이 서로 주식을 주고받는 상호 출자 비율을 대부분 3% 미만으로 낮췄다"며 "마지막으로 남은 한불종금 지분을 조만간 정리한 뒤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 분리를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趙부회장이 이끄는 금융 3사는 독립 금융그룹으로 새로 출발할 것"이라며 "새로운 비전과 경영전략을 반영하기 위해 그룹 이미지 통합(CI)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11월 조중훈 회장이 사망한 후 아들 사형제의 지분 정리를 통한 계열 분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첫째아들인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 둘째 조남호 부회장이 한진중공업, 셋째 조수호 부회장이 한진해운, 넷째 조정호 부회장이 금융 3사를 맡기로 했다. 현재 공정거래법에 따라 계열 분리를 하려면 계열사 간 상호 지분율을 3% 미만으로 낮추고 상호지급보증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

동양화재는 그동안 이 요건을 맞추기 위해 상호 지분을 정리해왔다.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23일 동양화재 주식 28만4천8백주(지분율 3.32%) 전량을 주식시장에서 처분했으며 이틀 뒤 조남호 한진중공업 부회장은 자신이 갖고 있던 동양화재 주식 11만5천주(1.34%)를 조정호 부회장에게 팔았다. 이에 따라 조정호 부회장은 동양화재 지분 17.84%를 확보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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