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새해 첫 만남을 가졌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한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다. 박 대통령으로선 올해 처음으로 참석하는 신년인사회였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이 재계 신년인사회를 처음으로 찾은 건 경제살리기가 올해 국정 최우선 과제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경제5단체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창근 SK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황창규 KT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은 물론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도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의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등 정계 인사들과 주한 외교사절도 자리를 같이해 행사장엔 총 1500여 명이 모였다.
박용만 상의 회장은 인사말에서 “지난해는 경제혁신을 시작하는 기간이었고, 내년은 계획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하고 마무리하는 기간이므로 사실상 올해가 경제혁신을 본격적으로 실행하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올해가 경제 재도약의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으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이행에 총력을 기울여 대한민국 30년 성장의 기틀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노동·금융·교육·공공기관 등 4대 핵심 분야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체질을 개선해나갈 것”이라며 “노동시장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이(Koi)라는 물고기는 어항에서 키우면 10㎝도 못 자라지만 강물에서는 1m가 넘는 대어로 성장한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의 유망한 기업들이 더 넓은 시장으로 진출해서 글로벌 경제의 대어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덕담을 했다. 또 "우리는 지난 70년 기적의 역사 위에 새로운 70년 희망의 역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도 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건배사에서 “올해 경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정부·근로자가 합심하면 도약의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영화 ‘명량’의 이순신 장군 얘기를 꺼내며 ‘필사즉생, 중소기업’을 건배사로 외쳤다. 이어진 박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환담에선 창조경제가 주요 화두로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황창규 KT 회장에게 “(황 회장께서) 미래창조 산업에 대한 혜안이 있으니 열심히 하셨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행사장에서 문 위원장을 만난 박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 등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국회에서 협조가 잘돼야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문 위원장=“지난해에 안 도와드린 게 있나요. 도와드릴 건 도와드려야죠. 경제에 여야가 있나요.”
▶박 대통령=“(웃으며) 약속해주시는 겁니다.”
이를 지켜보던 김기문 회장이 경제 관련 법안의 원활한 처리를 요청하자 박 대통령은 문 위원장에게 “약속하신 거죠. 증인이 있습니다”고 재차 다짐을 받았다. 행사 전부터 기업인들은 경제 활성화에 대한 박 대통령의 관심에 고무된 분위기였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 좋은 이야기를 하려고 모인 자리”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허창수 회장은 행사가 끝난 뒤 기업인 사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사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용호·박미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