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모비우스 회장 "저유가 호재로 주가 상승 한국서 투자 기회 찾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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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을 움직이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자산운용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은 “신흥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한다. [중앙포토]

“신흥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다.” ‘신흥시장을 움직이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자산운용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의 분석이다. 템플턴자산운용은 미국에서 손꼽는 투자금융사인 프랭클린템플턴 그룹의 자회사다. 모비우스 회장은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 457억 달러(약 50조500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그가 20년 넘게 운용한 ‘템플턴 아시안 그로스 펀드’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287% 수익을 올렸다. 그는 “유가 하락으로 한국 증시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부정적인 뉴스가 나올 때 오히려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신흥시장 투자전문가인 그에게 올해 시장 전망과 투자전략을 들었다.

 -올해 신흥시장은 어떻게 될까.

 “신흥시장에 투자기회가 많다. 우선 신흥국은 선진국에 비해 빠르게 성장한다. 올해 신흥시장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6%로 2%대에 그친 선진국보다 높다. 또 외환보유고가 풍부하고, 국내총생산(GDP)대비 부채비율도 선진국보다 현저하게 낮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인도·인도네시아가 적극적인 정부 개혁안을 내놓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공통으로 경제 성장에 방해가 됐던 요인을 없애고 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이다. 개혁 정책에는 단기적으로 비용이 들지만 정책이 성공하면 경제가 발전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과거처럼 신흥국에 타격을 줄까.

 “올해 연방준비위원회는 금리를 올릴 것이다. 다만 금리 인상은 매우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고, 경제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 바로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신중한 금리 인상은 신흥시장을 포함한 세계시장에 큰 영향을 주긴 어렵다. 더욱이 세계 주식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보다 유럽과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에 영향을 받고 있다. 세계 곳곳에 돈이 돌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많은 엔화가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강세장을 보인 중국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긍정적으로 내다본다. 지난해부터 중국의 GDP성장률이 7%대로 하락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규모를 봐야 한다. 2010년 중국 성장률은 10%에 달했고 8000억 달러가 중국 경제에 유입됐다. 지난해에도 경제는 7.7% 성장했고, 약 9000억 달러가 몰렸다. 중국 경제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시장은 어떻게 보나.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4.8%가 떨어졌다. 하지만 국제유가 하락 덕에 올해 한국 증시가 오를 것으로 예측한다. 원유가격이 떨어지면 원유 수입국인 한국엔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유가가 하락하면 기업 이윤도 늘기 마련이다. 앞으로도 한국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계획이다.”

 -신흥국 중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모든 지역에서 기회를 찾기 때문에 특정 국가를 선호하지 않는다. 다만 러시아는 서방국가의 제제가 투자 걸림돌로 작용한다. 올해도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투자위험은 여전히 높다.”

 -올해 어떤 산업을 가장 유망하게 보고 있나.

 “신기술에 관심이 높다. 인터넷과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경제 개발 초기 단계인 국가들에게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신기술은 아프리카처럼 풍부한 천연자원과 인구를 갖춘 프론티어 마켓이 성장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전략에 조언을 한다면.

 “투자자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를 살펴봐야 한다. 특히 부정적인 뉴스가 전해질 때 계속해서 투자하는 게 최고의 투자법이다. ‘모두가 실망감에 휩싸여 팔 때 투자하고 반대로 탐욕스럽게 살 때 팔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지만 가장 큰 보상이 따른다’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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