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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없이「즐기는 책」잘 팔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부담감없이 책을 대하고 읽어나가는 재미로 책을 보겠다는 「오락독서」 의 경향이 최근들어 짙어져가고 있다.
책이라면 높은 수준의 지식이나 내용을 받아들이기위해 보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나 한번 읽고 흥미를 느끼는것으로 족한 책도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나은 독서형태다.
이러한 현상은 TV의 영향으로 감각적으로 된데서도 찾아지지만 복잡한 현대사회의 생활속에 긴장을 가지고 책을 읽을 여유를 갖기 어렵고 또 책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어보자는 욕구도 있기 때문이다.
「오락독서」의 대상으로 많이 읽히는 책은 공상과학소설·액션물·기업소설·추리물등과 그림이 들여있는 책·수상집 등이다.
최근들어 「E·T」가 화제가 되고 있지만 공상과학소설은 꾸준히 독자를 늘리고 있다.
공상과학소설은 「아더·C·클라크」의 『서기2001년』 과 같은 과학적 근거에 충실하게 쓰인 책과 환상적인 것으로 나누어질수 있는데 『지구에서은 여자』『노예들의 축제』 등과 같은 외계인과 지구인 사이에 벌어지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다룬 책들이 더 잘 나가고있다.
과학과 오락의 배합으로 상상력과 재미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가타·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이 문학성을 지닌 치밀한 서술로 꾸준히 독자를 가지고있다면 「파시팔·모자이크」「제브라」「말코」시리즈등은 스파이 드릴러로 베스트셀러에 오르고있다.
국내작가 김홍신씨의 『인간시장』 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소영웅의 맹활약을 담은 책들도 스트레스해소와 연관되어 많이 읽힌다.
미국의 사회악과 대결하는 주인공의 맹활약을 그린『디스트로이어』등이 대표적인예 이다.
이원수씨의 『야시』「가야지마·도시유끼」 의 『정사어음』 등 기업소설도 많이 찾고 있다.
이러한 소설들은 거대한 괴물처럼 성장한 현대의 대기업내부를 들여다보게 해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소설의 주인공이 거대한 조직속에서 좌충우돌하며 때로는 큰 성공을 거두기도하는것이 매력을 주기 때문이다.
월급장이인 독자들은 그러한 소설속에서 자기가 성취하지못한것을 느껴보는 것이다.
『깊은 밤 깊은 곳』『바늘구멍』『해바라기』 같은 영화소설도 가벼운 읽을 거리이다.
책속의 영화「스틸」도 함께 보면서 부담없이 읽고있다.
가벼운 읽을거리를 찾는 독자들의 성향은 미국의 경우 60년대에 , 일본에서는 70년대에 이미 시작되었다.
국내에 서의 이러한 성향도 앞으로 심화될것이 분명하다.
출판사들도 이러한 성향에 무관할수없어 새로운 형태의 출판을 시도하여 독자와 가까와지려고 하고 있다.
최근 많이 나오고 있는 그림이 담긴책이 그일례이다.
큼직큼직한 활자로 간추려진 내용을 담고 그림을 통해 내용을 이해하게한다.
시인오규원씨가 구성해 내놓은 『금수회의록』 등이 그러한 책이다.
데멘 출판사에서 내놓은 『프로이트』 는 특히 눈에 뜨인다.
이책은 「프로이트」 의 생에와 그의 정신분석학의 내용을 만화로 설명하고 있다.
번역물이고 그림을 그대로 복사한 것이지만 앞으로 국내에서 이러한 책이 자체 생산되고 주목받을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사회에서 「오락독서」가 필연적인 것이라면 「오락독서」 가 지나치게 통속적으로 기울어서는 안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건전하고 대중적인 만족을 줄수 있는 책을 내어야하며 독자들은 통속적인 책을 선별해낼 수 있는 눈을 가져야할것이다.<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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