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남자? 고소공포 이기려 아들과 산 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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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리암 니슨(63·사진)은 ‘더 그레이’(2012) ‘논스톱’(2014) 등의 액션영화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의 대표 액션스타로 활약하고 있다. 환갑을 훌쩍 넘은 나이가 무색할 정도다. 그를 액션 배우 반열에 오르게 한 작품은 ‘테이큰’(2008). 그는 이 영화에서 전직 특수요원 브라이언 역을 맡아, 딸을 납치한 인신매매 조직을 응징한다. 브라이언 자신과 아내가 납치되는 ‘테이큰 2’(2012)에서도 격한 액션을 보여줬던 그가 ‘테이큰 3’(1일 개봉·아래 사진)로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었다. 최종 편에서 브라이언은 아내의 살인용의자로 몰려 도망 다니면서도 진범을 찾아내 응징해야 하는, 고독한 싸움에 나선다. 지난달 런던에서 리암 니슨을 만났다.

 - 다시 브라이언이 된 기분은 어땠나.

 “몸에 잘 맞는 옷을 꺼내 입은 느낌이었다. 특히 격투신을 찍을 때 그랬다. 이번엔 진짜 싸움처럼 사실적이고 더티한 액션을 보여주고 싶었다.”

 -‘테이큰’ 시리즈 덕분에 뒤늦게 액션 스타가 됐다.

 “액션 연기를 하고 싶던 차에 ‘테이큰’이 만들어진다는 얘기를 들었다. 제작을 맡은 뤽 베송 감독에게 나를 써달라고 부탁했고, 파리에서 3개월간 영화를 찍었다. 작은 스릴러 영화여서 비디오로 출시될 거라 생각했는데, 입소문을 타고 전 세계에서 개봉하게 됐다.”

 -‘테이큰’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한 이유는.

 “가족을 구하기 위한 가장의 사투에 전 세계 관객이 공감했다. 1편이 개봉한 2008년은 금융위기로 모두 힘든 시기를 겪으며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던 때였다. 공권력에 기대지 않고, 직접 위험에 빠진 가족을 구하는 브라이언의 모습이 관객들에게 안도감을 준 것 같다.”

 - 시간 날 때 즐기는 취미는.

 “(2009년 아내가 스키 사고로 죽은 뒤) 미국 뉴욕 북부에 사는데 시간 날 때마다 근처의 강에서 낚시를 한다. 10대 후반의 두 아들과 함께 갈 때도 있지만 주로 혼자 간다. 몇 년 전에는 도로에 있던 죽은 사슴의 가죽을 조금 도려내 미끼로 쓰기도 했다. 내가 주연한 영화 ‘더 그레이’를 직접 체험한 느낌이었다(웃음).”

- 영화에선 터프한 모습만 보여주는데, 무서워하는 것이 있나.

 “고소 공포증이 있어, 가끔 아들과 함께 산을 타며 극복하려 한다.”

 - 액션 연기가 벅찰 때가 있지 않나.

 “관객들이 ‘이젠 그만할 때가 된 것 같은데’라는 말을 할까봐 무척 예민하다. 그런 반응이 오면 액션 연기를 그만둘 거다. 하지만 아직 체력에 자신 있고, 무릎도 튼튼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액션이 재미있다.”

  런던=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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