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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증가 꺼려 인하 폭에 신중|특파원들이 본 세계각국의 「기름값 조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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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에서는 이미 작년 말부터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18ℓ들이 한 통에 평균 l천8백27엔 하던 등유 값이 지난해 11월부터 계속 하락, 금년 2월에는 1천7백52엔으로 4%가 싸졌다.
휘발유가격도 ℓ당 1백75엔에서 1백58엔으로, 지역에 따라서는 1백45엔까지 떨어진 곳도 있다.
이번 OPEC 기준가격인하로 이들 석유제품가격은 앞으로 10% 더 하락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13개 석유판매회사가 취급하는 등유·경유·휘발유 등 석유제품가격은 우리와는 달라 판매회사의 재량에 의해 결정된다.
이 같은 경쟁체제는 원유가격이 오를 때는 제품가격 상승을 견제하고 이번처럼 인하될 때는 하락을 촉진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큰 혜택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일본석유업계는 현재 97일분(5천6백56만㎘)의 「고가원유」 재고를 갖고 있다.
논리대로 하자면 이번 5달러 인하로 싸게 들여오는 원유의 석유제품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려면 재고가 소진된 3개월 후라야 한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원유수송기간이 1개월만 지나면 새 기준가격에 맞추어 국내가격이 재조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본의 연간 원유수입량은 2억1천4백64만㎘(13억5천만 배럴)로 원유가가 5달러 하락하면 연간 1조6천2백억엔의 원유가 부담을 덜게된다.
석유업계는 작년의 엔화하락으로 인한 환차손과 과당경쟁으로 4천5백억엔의 적자를 안고있으나 이를 보전하고도 앞으로 10% 정도는 가격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경=신성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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