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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목소리를 잡는다| 초정밀 검광자로 생물 존재가능 7백73개별 추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최근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ET(외계인·Extra-Terrestial)선풍과 함께 외계의 신비를 캐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한층 가열되고있다.
과학자들은 그 방법의 하나로 우주의 저편에서 들려오고 있을지도 모를 ET의 목소리를 잡아내기 위해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귀」를 만들고 있다.
우주의 곳곳에서 날아오는 신비롭고 오묘한 전파신호들을 잡아내기 위한 이「귀」는 실리콘밸리의 최신전자기술이 집약돼 만들어진 검광자장치로 이름하여 「세티」(SETI, Search For Extra Terrestial Intelligence).
「세티」는 지금까지 인류가 외계를 향해 열어놓았던 그 어떤 귀보다도 정밀한 귀로서 NASA(미국립항공우주국)에서 조립되고 있는데 과학자들은 「세티」가 외계탐사를 위한 일대 거보라고 확신하고있다.
스탠퍼드 대학의 「앨런 피터슨」교수와 제자들이 NASA 및 패사디나 제트추진연구소의 염력을 받아 제작한 이 검광자장치는 일시에 7만4천개의 주파수대를 분석하고 주사할 수 있도록 고안돼있다.
이 장치는 오는 5월 로스앤젤레스 동쪽에 있는 모하브사막의 골드스턴 전체관측소로 옮겨져 그곳에 설치돼 있는 전파망원경과 결합돼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과학자들은 전파망원경이 잡아들이는 무수한 전파신호들을 분석, 중폭시킨 다음 이를 검광자장치에 입력시킬 수 있도록 디지털(숫자기호)형태로 변환시키는 시설도 마련해놓고 있다.
검광자장치는 또 앞으로 5년 동안 골드스턴 관측소와 3백m짜리 천체망원경이 있는 푸에르토리코의 알레시보,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 등으로 옮겨다니며 설비개선과 수선 등을 받는다. 「세티」팀은 앞으로 적어도 6개 이상의 검광자장치를 만들어서 외계전파에 대한 전면적인 추적을 벌일 계획인데 설치장소는 NASA의 인공위성 추척소가 있는 스페인의 마드리드, 호주, 서독, 캐나다, 미국의 오하이오주 및 웨스트버지니아주 등이 물색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이 고무적인 계획에도 불구하고 ET의 소리를 엿듣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과학자들은 외계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전파신호 중 어느 것이 ET의 주파수가 될 수 있는 것인지 또는 어느 곳에 표적을 맞추어야 하는지를 잘 모르며 최근에는 인공위성 및 지상에서 쏘아댄 전파에 의해 외계의 전파가 차단되는 현상까지 있어 어려움을 더해준다.
더구나 「세티」팀이 혹시 ET의 목소리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추적대상으로 뽑아낸 7백73개의 별들은 그 거리가 지구로부터 80광년 이상이나 되는 것들이다.
한가지 명백한 것은 검광자장치의 전파분석 능력이 8백만개의 주파수대에 도달할 경우 우주에 지능을 갖는 생물이 있고 이들이 전파를 보낸다면 그것을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뉴스위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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