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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의 세계대회 우승 김지석 최우수기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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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014 바둑대상 시상식이 29일 서울 서소문로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만구 전라남도 바둑협회장, 신진서 2단, 윤태호 작가, 유창혁 9단, 최정 5단, 김지석 9단, 위태웅 아마 7단, 전유진 아마 6단, 김기형 전 제주도 바둑협회장, 김흥준 파양초등학교장, 박정환 9단, 조건호 대한바둑협회 상임고문,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 유홍준·박동현 이사, 홍석현 총재, 이영아 바둑홍보대사, 강명주 이사, 서대원 아시아바둑연맹회장. [강정현 기자]

올해 한국 바둑계에서 가장 빛난 별은 김지석(25) 9단이었다. 김 9단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4 바둑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기사상(MVP)을 수상했다.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지난 한 해 우리 바둑계를 총결산하는 자리다.

 김 9단의 올해 활동은 혁혁했다. 2014 삼성화재배 우승, 제19회 LG배 결승 진출 등 세계대회에서 17승 2패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삼성화재배 우승은 한국에 2년 만의 세계대회 우승이었다. 최근 중국에 밀렸던 한국 바둑의 저력을 보여줬다. 김 9단은 수상 소감에서 “팬이 주신 상이라 기쁘다. 아쉬움을 잘 돌아보아 내년엔 더욱 좋은 열매를 맺겠다”고 말했다.

 2014 한국 바둑계는 어느 해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 ‘렛츠런파크배’ ‘시니어 바둑 클래식’ 등 다양한 기전이 잇따라 출범했다. 국가대표가 창설됐고, KB바둑리그도 정비됐다. 전국체전 시범종목으로도 선정됐다. 바둑을 모티프로 삼은 만화 『미생』이 드라마로 만들어져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켰고, ‘신의 한 수’ ‘스톤’ 등 바둑영화도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최우수기사상 수상자였던 박정환(21) 9단은 이날 3관왕에 올랐다. 다승상(83승 26패)과 승률상(76.15%), 연승상(18연승)을 휩쓸었다.

최우수신인상은 ‘합천군 초청 미래포석 열전’에서 우승한 신진서(14) 2단에게, 여자기사상은 궁륭산병성배 세계여자대회 우승과 여류명인전 3연패를 이룬 최정(18) 5단에게, 시니어기사상은 국가대표팀 감독 유창혁(48) 9단에게 각각 돌아갔다. 한국 바둑 중흥에 앞장섰던 유 감독은 “내년은 중국의 반격을 맞아 멋진 승부를 보여드리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마추어 부문 최우수아마선수상은 국무총리배 우승자인 위태웅(21) 아마 7단에게, 여자아마선수상은 아마여류국수전 우승자 전유진(22) 아마 6단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지부상은 전라남도 바둑협회(협회장 이만구)가, 바둑나눔상은 김기형 전 제주도 바둑협회장과 김흥준 파양초등학교 교장이 각각 수상했다. ‘미생’ 열풍을 불러일으킨 윤태호(30) 작가는 공로상을 받으며 눈길을 끌었다.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중앙일보·JTBC 회장)는 “세계기전 무관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한국 바둑이 다시 탄력을 얻고 있다. 기사와 팬들의 노력 덕분이다”라고 격려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바둑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서건우(27) 6단 등 프로기사 6인조 밴드 ‘그린 라이트’가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을 부르는 등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참석자들은 시상식 후에 열린 다과회에서 덕담을 나누며 2015년 새로운 한 해를 다짐했다.

글=문용직 객원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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