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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마라톤회의, 위기 논의하는 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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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삼성그룹 수뇌부가 위기극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LG·금호아시아나 등도 최고위층이 참석하는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내년 국내외 경제 환경이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대응책 마련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6일 삼성에 따르면 그룹 미래전략실 최고위층과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40여 명은 오는 29일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세미나를 열고 주요 현안과 2015년도 경영전략을 공유한다. 당초 29~30일 1박2일 합숙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하루 일정으로 수정됐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9시까지 12시간 넘게 이어지는 ‘당일치기 집중회의’다.

 삼성 측은 “지금이 위기라는 인식을 이미 다 가지고 있으니 압축적·집중적으로 논의해 실행에 옮기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참여하지 않지만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통해 새해 화두를 전달할 예정이다. 다수의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세미나는 위기극복이라는 큰 화두 아래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 실적 회복 ▶차세대 성장사업 육성을 위한 실행 ▶금융 계열사 강화 ▶조직 개편에 따른 부문별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된다.

 환율, 주요국의 성장 등 대외 변수를 사업에 반영하는 일도 비중 있게 다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해외 매출이 90%에 달할 정도로 해외 비중이 큰 까닭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러시아의 경제 위기가 유럽과 다른 신흥국으로 번질 것인지를 면밀히 보고 있다”며 “신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경쟁력을 잘 지켜 내실을 다지는 일이 더 큰 과제”라고 말했다.

 LG그룹은 1월 중으로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1박2일 ‘글로벌 CEO 전략회의’를 한다. 내년도 경영 화두를 ‘시장선도 가속화’로 정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진다는 목표를 세웠다.

 LG 관계자는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내년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마라톤 회의’가 될 것”이라며 “내년엔 환율과 유가, 글로벌 경기 등 유난히 변수가 많다고 보고 대외 경제 전망을 비중 있게 다룰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도 1월 16일 계열사 CEO와 임원 200여 명이 참석하는 전략경영세미나를 연다. 금호산업·금호타이어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자율협약이 마무리된 만큼 내년을 ‘제2의 창업 원년’으로 선언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토요일인 1월 3일 울산 본사에서 전 임원이 참석하는 경영전략세미나를 한다. 올해 사장 최악의 경영 상태였던 현대중공업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확대, 조직 효율성 제고 등의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일 일찌감치 해외법인장 회의를 통해 내년 수출 전략을 논의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연간 800만 대 판매라는 성과에 취하지 말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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