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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씨, 장영희 교수에 생일축하 콘서트로 보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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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 생일잔치에서 함께 한 조영남씨(右), 장영희 교수(中), 김점선씨(左). [우먼센스 제공]

또 한번의 따뜻하고 유쾌한 밤이었다. 지난달 열렸던 여교수.가수 사이의 가족적인 환갑 축하잔치는 11일 저녁 미니 콘서트로 재연돼 좌중을 감동시켰다. 장소는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이날 방송인 황인용씨가 운영하는 카페 '카메라타'에서는 생일축하를 받는 서강대 장영희 교수, 그를 위해 콘서트를 준비한 가수 조영남씨 등 각계 인사 100여 명이 모였다. 하객들 사이로 헤이리 촌장 김언호(한길사 대표)씨와 임경식 이목화랑 대표, 소프라노 강미자씨, 성우 배한성씨, 화가 김점선씨, 문화관광부 한민호 과장 등의 모습이 보였다.

"세상에, 인터넷에서 제가 천하의 바람둥이 조영남씨와 사귄다는 말이 떠돈다면서요? 결혼설도 나돌고요. 너무 해요. 숫처녀인 제가 밑지는 장사거든요. 하지만 오늘 밤 저는 더 없이 행복합니다."

좌중의 박수, 사진기자들의 플래시가 터지며 입장한 장 교수가 입을 열었다.

지난달 이화여대 뒤편 한 음식점에서 자신이 조씨의 환갑 잔칫상을 마련했던 것은 순수한 우정의 표시였는데<본지 8월 4일자 보도>, 그 화답으로 콘서트가 열릴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환한 얼굴에 지병을 치료한 고통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장 교수는 나의 연인"이라는 황인용씨의 고백이 이어졌다.

"평소 장 교수의 영시(英詩) 칼럼을 스크랩해 외우다시피 해왔습니다. 한데 딴따라 조영남씨에게 마음을 빼앗겼다니 질투로 제 가슴이 부글거립니다. 하지만 오늘 두 주인공의 행복한 모습을 보니 저는 그냥 장 교수의 팬으로 살아야 할 듯 싶습니다."

이날 자리는 1시간30분 동안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조씨는 자신의 피아노 반주로 '사랑없인 못 살아요''그대 그리고 나' 등 15곡을 불렀다. 지난해 장 교수의 부친인 영문학자 장왕록 교수의 10주기 출판기념회 때 불렀던 '오 마이 파파'도 포함됐다. PD 출신인 주철환 이대 교수의 진행도 재치있었다.

"현재 조영남은 대한민국 최악의 친일파로 몰려있습니다. 제가 아는 그 사람은 본래 좌충우돌하는 철부지일 뿐이죠. 그런 사람에게 시비지심을 갖고 따지려 들지 마시고, 그저 측은지심을 품고 불쌍히 여겨주시길 빕니다."

조씨는 평소 노래 세 곡에 800만원의 개런티를 받는 특급 가수. 하지만 이날 하객들은 공짜 노래에 배가 불렀고, 덩달아 마음까지 취했다.

헤이리(경기도 파주)=조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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