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와 바티칸내통그려|미영화 『성직자』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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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폭력과 불법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는 「마피아」와 로마카톨릭의 본거지인「바티칸」이 동맹관계를 맺고 비밀리에 내통하고 있다는 내용의 한편의 영화가 제작돼 화제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제의 영화는 「프랑크·야블란스」감독의『성직자』(Monsignor).『슈퍼맨』의「크리스터퍼·리」가 주연하고 있다.
이 영화는 교황이 바티칸을 재정적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마피아와거래를 하고, 마피아는바티칸의 보호를 받으며 암암리에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크리스머스 직전 미국 전국에서 개봉됐는데 팬들의 관심은 대단한데 반해 아직 가톨릭에선 공식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영화는 프랑스작가 「자크·알리앵·레제르」가 l976년에 발표한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자크·알리앵·레제르」는 이 소설의 모든 등장인물과 사건은 완전히 픽션이지만 일부의 내용은 사실에 기초를 두었다고 밝히고 있다.
감독「야블란스」도『이 영화는 가톨릭의 종교적 신념을 다룬 것이 아니라 바티칸의 정치를 주제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말썽이 될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또 추기경과 예비수녀와의 사랑도 곁들여 있어 더욱 흥미거리.「크리스터퍼·리」는 감화원출신의 추기경. 마피아와 내통하는 책임자역을 맡고 있다.
예비수녀역엔「젠비애브·뷔졸드」양이 맡고 있는데 두 사람의 사랑이 매우 농도짙게 펼쳐진다.
4년전부터 이 영화를 기획해 온 「야블란스」는 그동안 신부와 교회고위층 간부들과 접촉하면서 바티칸의 정치구조에 대한 자료를 모았다고 했다.
「야블란스」는 이 과정에서 바티칸이 도움을 주지도 않았지만 또 방해도 하지 않았고, 그들의 공식태도는 자유방임이었다고 덧붙였다.
「야블란스」는 또『많은 사람들이 바티칸은 단순한 종교집단으로만 알고 있는데 이것은 큰 잘못이며, 종교집단이라기보다는 지정학적·사회정치학적, 그리고 경제정치학적 국가』라고 말하고 이 종교적 요소와 정치기구사이엔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영화는 가톨릭 신앙이나 종교에 관한 것, 즉 신학적 뜻에서의 분석이 아니라 정치적개체로 분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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