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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남자가 「피터·팬」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1904년 초연이래 숱한 변화를 겪어온 『피터·팬』이 최근 영국에서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공연되고있어 화제.
런던의 바티칸극장에서 공연되고있는 로열 셰익스피어극단의 『피터·팬』을 보면 우선 날씬한 여배우가 주인공 「피터·팬」역을 맡아왔던 전통을 깨고 35살의 「마일즈·앤더슨」이라는 남배우가 이 역을 맡고있다.
원작자 「J·M·배리」가 직접 고쳐쓴 이 『피터·팬』은 복잡미묘한 심리학을 배후에 깔고 있는가 하면 새로운 무대연출 기법을 도입, 배우들이 실제로 공연장 위를 날아다녀 관객들의 환성이 그치지 않고 무려 3시간이라는 공연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만큼 짜임새있고 기발하게 꾸며져 있다.
『피터·팬』이 처음 공연될때 「찰리·채플린」이 「피터」역을 맡기를 희망했었으나 1904년 미제작자 「찰즈·프리먼」이 제작할 『피터·팬』이 완전히 정형으로 굳어져 그후 TV물이나 영화로 만들어진 모든 『피터·팬』에 이 영화를 본떠 주인공역은 반드시 여배우가 맡아왔다.
이번 『피터·팬』은 과거의 작품들과 전혀 다른 분위기로 만들어진 것인데 「피터」역의 남배우분 외에도 「피터」가 밤마다 악몽을 꾸고 심리적 고통을 겪는등 색다른 요소들이 곳곳에 깔려있다. 등장하는 배우들도 어린이는 한명도 없고 모두 성인들이란 점은 특색.
무엇보다도 깊이있게 다뤄진 점이 특징인 이번 『피터·팬』은 원작자 「배리」가 쓰고나서 처음으로 만족을 느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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