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헌의 비만 맞춤 처방] 2. 군것질 즐기는 결혼 10년차 주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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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년차인 김모(38) 주부는 결혼 전엔 남이 부러워 할 정도의 날씬한 몸매였다. 하지만 첫 아이 출산 후 매년 2~3㎏씩 체중이 늘기 시작해 현재 68.7㎏의 뚱보 아줌마가 됐다. 키 158㎝에 BMI(체질량지수=체중(㎏)/신장(㎡))는 비만경계치 25를 훨씬 뛰어넘는 27.5, 허리둘레는 87cm로 복부비만이 심했다. 체지방을 측정해 보니 38%(여성의 경우 30% 이상이면 비만)로 나타났다.

그녀의 식습관을 분석하니 문제가 많았다. 평소에는 밥 반 공기만 먹으려고 노력하지만 모임이 많다보니 며칠에 한 번씩 폭식을 했다. 특히 밤에 하는 군것질은 식사로 얻는 열량보다 많았다. 또 파운드케이크.튀김. 크래커 등 고열량 간식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운동은 꾸준히 한다고 했지만 운동량은 크게 부족했다. 주 1~2회 수영을 하고, 집에 있는 헬스기구를 이용하는 정도. 평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고, 밤에 늦게 자고 낮잠을 자는 습관 때문에 신체 활동량은 크게 떨어졌다.

진찰 결과 혈압은 156/96㎜Hg로 고혈압, 혈중 콜레스테롤은 247㎎/㎗로 고지혈증 소견을 보였다. 비만에 의한 동맥경화 유발 인자가 두 가지나 나타났다. 체지방 컴퓨터 단층촬영(CT)결과에선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이 모두 과다한 저근육형으로 나타났다. 근육이 없으니 조금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로 바뀐 것이다.

그녀에게 우선 군것질과 폭식을 제한하도록 처방했다.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체중감량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또 과자.빵.음료수 등 군것질 거리를 모두 치우라고 지시했다.

특히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3분의 2인분의 한식 식사를 세 끼 모두 제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부 식사 모임은 가능한 한 줄이고, 고지혈증 치료를 위해 육류.케이크.쿠키 등 고지방 음식을 제한했다. 하루 권장 열량은 1300㎉.

운동은 수영과 함께 하루 1만보 이상 걷기와 근육 운동을 병행하도록 권했다. 체력을 기르고, 근육을 키워 기초대사량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그녀는 하루 20분씩 비디오테이프를 보면서 맨손 체조와 스트레칭도 시작했다.

강재헌 인제대백병원 비만체형교정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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