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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추가 맵네 … 중소형주펀드, 하락장에도 8.7% 수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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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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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증시에서 중소형 미인주가 선전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중소형주 지수의 올해 상승률이 대형주를 앞섰다. 대형주 지수가 연초 이후 5% 하락한 반면 중형주 지수는 3%이상 올랐다. 소형주 지수는 20%나 상승했다.

 17일 기준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중소형주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8.7%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5.5%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펀드’가 수익률 18.4%로 1위에 올랐다. 연초 이후 10% 이상 수익률을 낸 펀드가 전체 36개나 된다. 유안타증권 김후정 펀드담당 연구원은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형주보다 실적이 확실한 중소형주 중심으로 종목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엔 달러 강세·엔화 약세 등 환율 이슈가 부각되면서 환율에 덜 민감한 중소형주 펀드가 안정적인 성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유욱재 연구원도 “실적에서도 중형주가 대형주를 앞선다”면서“중형주 영업이익률은 3분기까지 꾸준히 늘었고, 4분기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0%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내년에도 우량 중소형주가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증권 윤정선 연구원은 “한국의 주력 먹거리 산업의 경쟁력이 중국에 추월 당하면서 국내 대표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스마트폰·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조선·석유화학·정유·철강 8개 산업 중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중국보다 앞선 산업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단 2개 뿐이다. 윤 연구원은 “주식 시장에서도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조선·정유업계 대표 종목인 현대중공업과 SK이노베이션이 순위 밖으로 밀려났고, 국내 1위 SI업체인 삼성SDS와 중국 수혜주인 아모레퍼시픽이 진입했다”며 “내년에도 개별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봤다. 유 연구원은 “적어도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내년 2분기까지 중형주가 강세를 띌 것”이라며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고 기관이 순매수하는 종목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중소형 미인주로는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기업, 중국 수혜주, 배당주 등 3가지가 꼽힌다. 우선 시장 지배력을 보유한 기업은 외부 영향에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요즘처럼 러시아발 금융위기 등 악재가 쏟아질 때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낸다. 또 기존에 쌓아둔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주주환원정책에 나설 수 있다. 중국 소비관련주도 투자 매력도가 크다. 최근 전자상거래가 발달하면서 중국인들의 쇼핑 품목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유 연구원은 “패션·화장품·카지노 등 기존 중국소비 수혜주와 함께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거나 중국에 판로를 개척하는 기업에 관심을 갖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당주도 빼놓을 수 없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으로 기업들의 배당이 늘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주의할 점이 있다. 중소형주는 이익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시가 배당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부터 꾸준한 배당을 유지해 온 기업 중에서도 안정적으로 실적을 내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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