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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새앙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마이티 마우스」는 어린이들이 사랑하는 만화영화의 주인공이다.
쥐세상에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덩치가 크고 힘도 장사다. 그 통에 늘 핍박을 받으며 도망만 다녀야하는 쥐들의 서글픈 신세를 통쾌하게 풀어주는 바람에 인기가 높다.
그러나 마이티 마우스는 만화영화가 아니라 진짜 현실에서 위용을 떨칠 날이 멀지않다. 「슈퍼 마우스」(초대형 새앙쥐)가 출현했다.
미국 솔크 생물학 연구소는 16일 슈퍼 새앙쥐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첫 슈퍼 새앙쥐는 이미 지난 5월 필라델피아의 펜실베이니아 수의과 대학에서 태어났다.
새앙쥐의 성장호르몬 유전인자 중 일부를 떼어내고 대신 집쥐의 유전인자를 접합한 다음 이를 l백70개의 난자에 수정하여 7마리의 어미 새앙쥐에 이직했다. 어미 새앙쥐 중 6마리가 지난5월 21마리의 새끼를 낳았으며 그 새끼 7마리에 새로운 쥐의 유전인자가 있었다. 그 중 6마리는 보통 생쥐보다 크기가 1·8배나 됐다. 슈퍼 새앙쥐다.
슈퍼 새앙쥐 중 2마리는 다시 교배되어 슈퍼 새앙쥐를 낳았으며, 슈퍼 유전인자도 다음 세대로 옮겨졌다. 슈퍼 마우스가계의 탄생 성공이다.
그러나 사실은 작년 9월에 토끼 만한 쥐의 출현이 예고됐다.
미국 오하이오대학의 「토머스·와그너」박사팀이 토끼의 헤모글로빈 유전인자를 쥐에 이식해서 그 형질이 최소한 2대에 걸쳐 나타나게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때는 3백12마리의 태아 중 어미 쥐의 태아에서 자란 것은 2백11마리. 태어난 것은 46마리였다. 또 중 5마리만이 혈액세포에 토끼의 유전형질을 갖고 있었고 그들은 교배 끝에 같은 유전형질을 가진 새끼들을 남았다.
어떻든 두 방식은 모두 유부공학의 새로운 시대를 연 것이다.
과학자들은 우선 인간에 대한실험 가능성은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성장호르몬 유전인자를 거대한 동물에 이식해서 성장호르몬을 대량생산함으로써 발육 부전 어린이 치료에 사용할 수 있으리란 희망은 나오고 있다.
물론 인간의 욕망은 어린이들을 즐겁게 할 마이티 마우스의 창조만으로 만족하진 않을 것이다.
슈퍼 소(우)나 슈퍼 돼지를 만들 수 있으리란 희망은 크다. 황소 만한 토끼나 고래만한 명태로 우리밥상을 풍족하게 할 날도 기대됨직하다.
비아프라의 굶어 죽는 어린이는 불행했던 시대의 기묘한 전설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멋진 신세계』의 두려운 환상도 있다. 쥐가 고양이를 잡아먹고, 쥐가 공룡이 되어 자연을 지배하는 비극이다.
어쩌면 어린이들이 마이티 마우스의 모험을 만화영화를 보면서 즐기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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