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중앙일보를 읽고…

잘못하면 모든 게 감독 탓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24일자 18면을 통해 한국축구대표팀의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문제의 본질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 있는데 본프레레 감독을 방패막이 삼아 뒤로 숨고 있는 것 같아 축구 팬으로서 안타까웠다.

한국 축구가 어려울 때 감독을 맡아 월드컵 본선 티켓을 확보한 공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몇몇 경기의 부진을 이유로 사퇴 압력을 가한 팬들과 언론은 문제가 없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축구대표팀의 큰 문제 중 하나는 국내파와 해외파 간의 부조화다. 경기를 앞둔 며칠 전에야 모여 호흡도 제대로 못 맞춰본 채 출전한 선수들이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절대적 권한은 축구협회가 쥐고 모든 가능성은 꽁꽁 묶어둔 채 감독만 나무라는 것은 불합리하다. 축구협회는 공은 자신 탓, 과는 감독 탓으로 돌리려는 것 같다.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선수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어설픈 개인기 등 실력과 투지, 팀워크 부족 등을 모두 감독의 잘못으로만 돌린다면 선수들은 더욱 자만하고 나태해질지 모른다.

이번 기회에 대한축구협회 내부 문제를 비롯, 선수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여건과 시스템을 심도있고 폭넓게 점검해 잘못된 부분은 과감히 도려내는 대수술을 단행해야 한다. 아울러 파란 눈 감독만 고집하지 말고 국내파 감독 기용도 고려했으면 한다. 언제까지 외국인 감독에게 우리의 축구를 맡기고 의존할 것인가.

김미라.주부.서울 구로구 구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