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머니즘 통한 문화적 특성 조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환태평양지역의 샤머니즘을 주제로한 국제학술회의가 일본 대판외국어대 국제 문화연구소 주최로 지난2일부터4일까지 대판에서 열렸다. 이 학술회의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인도·동남아제국·미국·영국등지의 학자2백50여명이 참가, 지역내 샤머니즘의 실태를 발표하고 이에 대한 종합토론이 있었다. 필자는 이 회의의 한국관계 주제발표자로 참석했다.
지난 2년동안 일본의 인물학·종교학·민속학계가 합동으로 준비위윈회를 구성, 준비작업을 해온 이번 회의의 주요과제는 태평양 연안지역국가와 민족들의 문화적 기층이 무엇인지를 검토하기위해 1차적으로 샤머니즘 특히 남부 샤머니즘을 주제로 채택하고 이를 통해 그들의 문화적 특성을 조명해보려는 것이었다.
종합토론에서 초점이 됐던것은 첫째로 무엇이 샤먼이냐는 문제였다. 17세기부터 서양학계에 의해 쓰이기 시작한 샤먼이란 용어를 오늘날에도 그대로 사용할 경우 개념상의 혼란이 있을수 있다는 문제였다. 샤먼이나 사머니즘이란 용어가 오늘날 거의 세계전역의 고대적 전통종교 현상을 가리키는 의미로 쓰이고 있기때문에 어디를 샤머니즘으로 봐야 할것인가 하는 개념의 문제는 어떻게 해서 샤먼이 되는가하는 샤먼의 입문(initiation)에 관한 문제와 함게 그한계를 명확히 긋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둘째로 논의된것은 샤머니즘의 자주관이었다. 이승과 저승, 현세와 타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천상계와 지하계를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는 샤머니즘의 우주관은 매우 복합적이고 전체적인 반면 현재문명인들은 실증적이라는 합리성 때문에 오히려 우주의 한부분만 보게되어 우주관 자체가 축소됐다는 것이 지적됐다.
세째로 샤머니즘의 신도문제가 제기됐다. 현대종교의 지역에서도 샤머니즘이 종교적 기층을 이루고 있는데 샤머니즘의 무엇이 이토록 신도들을 이끌어가느냐하는 문제였다. 일본종교의 원류인 신도에도, 이슬람교 속에도 샤머니즘이 깔려있다는 사례가 지적됐는데 이러한 샤머니즘의 종교적 에너지원으로서의 정신성 문제는 견해의 합치점을 찾지 못했다. 회의에선 샤머니즘이 종교의 기반인 동시에 인류문화의 근원이 되는 문화적 에너지를 갖고있다는데 의견의 일치를보았다.
한가지 특기할 점은 과거에 서양학자들에 의해서 동북아시아지역의 샤머니즘이 조사보고되면서 그들에 의해 샤머니즘의 개념이 정의돼왔는데 그 정의의 기반이 되는 자료가 어떻게 조사됐는지 재검토돼야한다는 것이 지적된사실이다. <필자=경희대교수·민속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