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엔 ‘칵테일 요법’… 수술·약물·운동치료 병행하면 빠르게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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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모(57·경기 고양시)씨는 3년 전 오십견을 앓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오십견은 일상생활도 어렵게 했다. 옷을 입고 벗는 것조차 남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세면, 빗질, 물건들기 등 간단한 동작에도 통증을 느꼈다. 외출 회수도 줄어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았다. 이런 어깨통증은 2년간 지속됐다. 지금은 통증이 사라졌지만 당시의 기억은 악몽처럼 남았다. 김씨는 조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면 좀 더 빨리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굿스파인병원 황학순 원장이 오십견 환자 어깨에 주사를 놓으며 악물치료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고 있다.

굿스파인병원 황학순 원장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오십견은 의학적으로 유착성관절낭염”이라며 “전 인구의 5% 정도에서 발병한다”고 설명했다. 유착성관절낭염은 어깨관절을 둘러싼 점액주머니에 염증이 생기면서 관절이 딱딱하게 굳는 질환이다. 특히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팔을 앞으로 들어올리거나 바깥쪽으로 회전시키는 것도 어렵다. 다만 통증기, 점진적 경직기, 회복기 등 3단계를 거치면 1년여 후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정확한 진단 후 치료 땐 석 달 안에 나아

굿스파인병원은 치료 효과를 높이고자 관절막 유리술과 각종 운동요법을 적절히 병행해 환자에게 적용하고 있다.

오십견은 이름처럼 50대에 주로 발병하며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환자수도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오십견 환자는 2012년 67만7000 명에서 지난해 74만3000명으로 1년 사이 10% 가까이 증가했다.

오십견은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나거나, 회전근개 파열과 외상처럼 다른 질환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당뇨병도 오십견을 유발하는 위험요소 중 하나다. 당뇨병이 있으면 혈액 속에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잘 낫지 않아 치료기간이 길어진다.

이처럼 원인이 있는 오십견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2~3개월이면 나을 수 있는데 치료시기를 놓쳐 1년 이상 통증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황학순 원장은 “원인이 있는 오십견을 방치하면 증상만 악화할 뿐”이라며 “정확한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MRI(자기공명영상장치)나 관절내시경이 발달하면서 치료도 간단해졌다.

굿스파인병원에서는 여러 치료법을 적절히 병행 적용하는 ‘칵테일 요법’을 시행 중이다. 황 원장이 영국과 프랑스에서 연수받으며 익힌 노하우를 접목시킨 것이다. 칵테일 요법은 관절막 유리술, 약물치료, 자가운동요법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수술과 비수술법 치료를 동시에 진행해 치료기간이 짧고 회복이 빠르다.

황 원장은 “어깨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근육과 힘줄을 분리해야 한다”며 “관절막 유리술은 이두박근 주변에 붙어있는 힘줄을 레이저로 지져 떼어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칭으로 수술한 어깨관절 풀어야

관절막 유리술을 받고 나면 통증 탓에 어깨를 움직일 수 없다. 이때 약물치료로 통증을 조절해준다. 통증이 줄면 관절운동을 할 수 있어 굳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황학순 원장은 “수술 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어깨가 굳어 수술 효과가 없어진다”며 “약물치료로 통증을 획기적으로 줄이면 운동요법을 빨리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운동요법은 혼자서도 할 수 있다. 수술한 어깨를 반대편 손이 거드는 방식으로 스트레칭을 한다. 자가운동을 꾸준히 하면 굳은 어깨관절이 풀려 증상이 빠르게 호전된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어 환자 만족도가 높다. 황학순 원장은 “지금까지 칵테일 요법의 치료성과는 85% 이상”이라며 “만성통증이 되기 전에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글=김선영 기자 , 사진=신동연 객원기자, 굿스파인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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