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문제로 몸살 앓는 공주·청주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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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공주대와 청주대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공주대는 총장의 장기 공백으로 각종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청주대는 학내 분규로 신입생 모집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국립대인 공주대는 지난 3월 4일 서만철(59) 전 총장이 충남교육감 출마를 위해 물러난 뒤 현재까지 자리가 비어 있다. 선거를 통해 김현규(58·경영학과), 최성길(60·지리교육과) 교수를 각각 총장 후보 1, 2순위로 선출한 뒤 교육부에 추천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두 후보 모두 총장으로 부적합하다”며 임용 제청을 거부하고 공주대에 재선출을 요구했다. 공주대는 현재 김창호 교무처장이 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지난 9월 말 서울행정법원은 김현규 교수가 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한 임용 제청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교육부가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사전 통지와 의견 청취의 기회를 제공하지도 않았다”며 처분 취소 판결을 내렸다. 반면 교육부는 “받아들일 수 없는 판결”이라며 지난달 16일 항소했다. 교육부는 지난 6일 ‘총장 임용 후보자를 새로 선정해 추천하라’는 공문을 또다시 보내며 공주대를 압박했다.

 이와 관련, 공주대 교수회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교육부는 사법부의 판결을 무시하고 국립대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으로 오인될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정민걸(55) 교수회장은 “교육부가 아무런 이유 없이 재선출을 요구하면서 대학을 공황 상태에 빠뜨렸다”며 “문제가 있다면 부적합 이유를 밝히거나, 그렇지 않다면 임용후보자에 대한 제청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장의 장기 부재로 공주대는 수난을 겪고 있다. 정원 감축과 구조조정 등의 위기 속에서 장기 비전 수립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올해 정부의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 사업에서도 탈락했다. 이 사업은 교수 연구와 학생 취업 등에서 중요한 과제로 평가 받는다. 게다가 미술교육과 교수의 성추행 사건 여파로 학생들의 수업 거부와 동료 교수들의 파면 요구, 당사자의 복직 신청 등이 이어지면서 대학 이미지도 크게 실추됐다.

 청주대는 김윤배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학교 구성원간 갈등으로 신입생 모집에 차질을 빚고 있다. 총학생회는 지난 11일부터 본관의 주요 사무실을 봉쇄했고, 교수회는 총장 부속실을 점거한 뒤 김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김 총장은 지난달 15일 학교 구성원들과 만나 “사퇴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만 확인한 뒤 모습을 감춘 상태다.

 청주대는 다음달 5일 수시모집 합격자 800여 명의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이 전산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면서 응시자들의 면접 점수조차 입력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태가 장기화하자 교육부는 청주대에 대한 특별감사를 검토 중이다.

 청주대 이상철 대외협력팀장은 “장학금이나 근로장학생 급여 지급 등 재학생을 위한 행정부서는 정상 운영되고 있지만 신입생 입학 업무는 사실상 마비 상태”라며 “내년도 예산 편성과 정시모집에도 차질을 빚게 될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반면 유지상 총학생회장은 “김 총장이 계속 면담을 거부하는 한 본관 점거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진호·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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