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위 아 더 월드' 노래 만들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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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판 ‘위 아 더 월드’를 만들고 싶어요. 김연아, 류현진, 싸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한국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모여 통일과 평화, 화합을 노래한다면 전 세계인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까요?”

 가수 이승철(48·사진)의 꿈은 원대했다. 최근 평화를 염원한 노래 ‘그날에’를 무료 배포한 그는 이 곡을 세계가 공명하는 노래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날에’는 지난 8월 이승철이 탈북청년합창단과 ‘ON(원 네이션) 캠페인’의 일환으로 독도에서 부른 곡이다. 23일 ‘ON 캠페인’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DMZ 콘서트를 비롯해 해외 유명가수와 함께 부르는 방식도 추진 중”이라며 “‘U2’의 보노에게 편지를 썼고 현지 기획사를 통해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을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날에’는 이달 초 외교 문제로 번졌던 이승철의 일본 공항 억류 사건 이후 더 화제가 됐다. 지인의 초대로 아내와 일본을 방문했던 그는 석연찮은 이유로 4시간 동안 하네다 공항에서 억류됐다. 당시 출입국사무소 직원은 24년 전 대마초 흡연 사실을 입국 거부의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이승철은 “대마초 사건 이후에도 15차례 일본에 다녀왔다”며 “독도에서 통일 노래를 부른 게 문제가 된 듯하다. 동료 가수 중에도 비슷한 이유로 입국을 거부 당한 경험이 있다고 들었다. 일본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무례하고 무책임한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건은 이승철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ON 캠페인을 비롯해 독도 문제를 알리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그는 “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인데 그동안 받은 사랑을 되돌려드리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30주년 월드투어에 도쿄와 오사카가 포함되어 있는데 다시 공연비자를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철이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3년 전 김천소년교도소 합창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다. 그는 “노래를 통해 서서히 교화되는 아이들을 보며 음악의 힘을 느꼈다”고 했다. 탈북청년합창단의 경우, 이들이 먼저 이승철을 찾았다. ON 캠페인은 독도를 시작으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비정부기구(NGO) 행사와 하버드대 자선공연으로 이어졌다. 모든 과정은 내년 1월 8~9일 KBS에서 다큐멘터리로 방송된다.

 한편 지난달부터 전국 투어도 시작했다. 투어 제목은 이승철이 직접 정한 ‘울트라캡쏭’으로 ‘최고의 노래로 스트레스를 날려보자’는 뜻이다. 지난해 발표한 ‘마이러브’를 시작으로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긴하루’ ‘희야’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소녀시대’ 등 30여 곡을 부를 예정이다. 현재까지 의정부·인천·부산·서울·대구 공연이 남아있다. 예매는 인터파크(1544-1555).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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