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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의 외채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6일 캐나다의 터론토에서 개막된 제37차 IMF(국제통화기금), IBRD(세계은행) 합동회의의 초점은 차관기금의 증액문제에 쏠려있다.
외채부담에 허덕이는 개발도상국권의 채무이행이 어려워지고 그에 따라 국제금융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세계경제 실상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경제의 유엔총회라는 IMF총회가 열리고있는 만큼 주로 개도국의 외채상환능력을 보완해줄 차관기금의 증액여부에 전세계의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다.
특히 멕시코와 폴란드의 채무불이행이 우려된다는 구체적인 국제금융위기의 절박감이 퍼지고 있기 때문에 비상차관기금의 필요성까지 거론되고있다.
IMF,IBRD및 채권국뿐만 아니라 각국 은행까지도 채무 상환불능이라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금융공황에 빠져들 위험이 있음을 알고있다.
그래서 개도국의 부채누증, 상환불능에 대비한 대응책을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있다.
최근 국제금융계에는 「리스케」(resche)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투자위험을 뜻하는 리스크(risk)가 아니고 채무상환 연장조정(rescheduling)을 줄인 말이다.
개도국 가운데서도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는 비산유 개도국의 중장기 외채액은 5천2백50억달러이며 금년중 내야할 이자액만도 3백41억달러에 달한다.
그런데 이를 제대로 갚아나갈 힘이 없으니 사태는 심각하다.
외환사정이 곤궁한 개도국이 부도를 내면 돈을 빌려준 은행 등이 파탄에 직면하고 만다.
미국 월가에서 「더블 크레디트 스퀴즈의 불안」이라고 염려하는 근거를 알만하다. 영국의 국제금융 전문지인 「유러머니」는 『올해는 리스케가 폭발하는 해』라고 표현했다.
동지에 의하면 작년의 상환연장국은 14개국, 7백7억8천6백만달러였으나 올해는 20개국 2백79억1천3백만달러에 이르리라는 예상이다.
올해 들어 최대의 리스케는 폴란드에서 발생한다.
2백50억달러에 달하는 대서방차관액 중 올해안에 갚아야할 l백1억달러(이자31억달러 포함)에 대해 원금 상환불능은 물론이고 이자분의 신규차관마저 요청하고 나섰다.
뒤이어 루마니아, 쿠바, 아르헨티나가 리스케를 요청했고 멕시코가 거기에 끼어들고 있다.
만약 채권국이 채권확보를 위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한다든가, 채무국이 모러토리엄(상환유예)을 들고 나오면 국제금융은 30년대 이래의 금융공황에 빠져들 것이 확실하다.
개도국에 외채위기가 밀어닥친 원인은 첫째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원자재를 수출하는 개도국의 수출이 부진하고 둘째는 경기부진으로 인한 석유소비의 감퇴 등으로 산유국의 오일머니 수입이 줄어들어 자금순환 길이 막혔으며 세째는 미국의 고금리로 이자부담이 뛰어오른 데 있다.
그중에도 근본적인 이유는 세계경기침체에 있으므로 경기회복이 빨리 진행돼야 개도국의 숨통도 튈 판이다.
그리고 우선 당면한 해결책으로는 IMF총회가 긴급차관기금의 대폭증액을 실현하여 외환사정이 급한 개도국을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
IMF총회가 지원조건을 까다롭게 한다든지, 재원염출의 곤란을 들어 시간을 끈다면 세계경제의 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우리는 81년말 현재 3백25억달러의 대외채무를 안고있지만, 수출액 중에서 차지하는 이자부담이 아직 위험선에 다다를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5차계획을 추진하려면 계속해서 외자를 도입해야한다.
수출을 증가시키고, 5차계획의 투자재원을 충당토록 저축을 해야만 한다는 것은 더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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