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내가 먹지 않는 음식은 팔지도 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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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자연식품 전문 매장인 홀푸드마켓(Whole Food Market)의 성공에 누구보다도 놀란 사람이 바로 창업자 존 맥케이(52.사진) 회장이다. "1992년 기업을 공개할 때 매장을 100개까지만 늘릴수 있어도 만족이라고 생각했다"고 맥케이 회장은 회고한다. 그러나 이런 겸양과 달리 1978년 텍사스 오스틴의 한 차고에서 히피와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식품 매장으로 출발한 홀푸드는 미국과 캐나다에 17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연식품 체인으로 자라났다.

홀푸드에서 취급하는 농수산물은 타겟 같은 다른 슈퍼마켓 체인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1.5배 정도 비싼데도 건강에 신경쓰는 미국의 중산층 이상 손님들로 늘 북적인다. 지난해에만 매출이 23% 늘어 39억 달러에 달했다. 한국의 '웰빙 열풍'에 못지 않은 미국의 자연식 열풍 덕이다.최근 영국에 낸 첫 지점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맥케이 회장은 환경에 관심이 많은 경영자다. 자신이 먹지 않는 식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매장을 세울때도 자연친화적인 방법을 늘 생각한다. 캘리포니아 매장에는 태양 전지를 달고 플로리다 매장을 지을때는 재활용품을 적극 활용하는 식이다.

홀푸드의 앞길에 탄탄대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최대 소매점인 월마트가 부유한 고객을 붙잡기 위해 유기농 부문에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해 매상만 2850억 달러에 달하는 월마트 앞에 서면 홀푸드도 난장이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맥케이 회장은 "홀푸드와 월마트의 관계는 렉서스와 현대차의 관계와 같다. 그들은 가장 싼 물건을 사들이지만 우리는 가장 좋은 물건에 관심을 쏟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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