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號 출범 "KB 통렬한 자성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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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윤종규 호(號)’가 21일 정식 출범했다. 윤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취임식 가졌다. 일성은 “1등 금융그룹의 위상을 되찾겠다”였다. 이를 위해 내분 사태로 흐트러진 조직 분위기부터 빠르게 추스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최근 일련의 사태로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며 “고객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직원들을 향해 ‘통렬한 자성’과 변화도 촉구했다. 그는 “10년전 우리의 눈은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향했다”면서 “하지만 압도적 우위를 점했던 시장과 고객을 경쟁자에 내주고, 조직내 활력은 떨어지고, 고객에 대한 기본적인 도리를 지키지 못하고 지탄의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도 수술대에 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더 이상 청탁으로 인사를 해결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보여주기식 일 처리, 형식적인 보고와 회의 문화도 실질적이고 실천 중심으로 바꾸자”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모든 제도와 프로세스를 영업 중심으로 바꿀 것”이라면서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사람들이 대우받도록 평가와 인사제도를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당분간 국민은행장을 겸하게 된다. 이날 주총에서 그는 주주들에 “그동안 지주와 은행간 미묘한 갈등이 있었던 게 사실이고 그 갈등을 해결하려면 당분간 행장을 겸임하는게 낫다고 봤다”고 겸임 배경을 설명했다. 현안인 LIG손해보험 인수 문제와 관련해선 “비은행 부문의 육성을 위해서는 보험업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감독기관에 승인을 간곡히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은 LIG손보 인수 계약을 맺고 금융당국에 승인을 요청해놓은 상태지만 내분 사태의 여파에 아직 승인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이 주주자격으로 KB금융 사외이사들을 향해 내분 사태 책임론을 제기하고 이에 김영진 사외이사가 반박에 나서면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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