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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수능에 수험생 불안 가중 … 하향 안전 지원 두드러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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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돼 2015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작은 점수차이로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입시전문가들은 하향 안전 지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로학원 김명찬 평가이사와 박중서 평가부장과 수험생 유형별로 지원전략을 짜봤다.

올해 수능 국어B가 상당히 어려웠음을 고려하면 국어·수학·영어 성적이 매우 우수하다. 하지만 한국지리가 2등급이어서 사회탐구(이하 사탐)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사탐 반영비율이 낮은 대학에 지원해야 유리하다. 사탐 반영비율은 한양대(25%)와 서울대(20%)가 고려대·연세대(각 14.2%)와 서강대(10%)보다 높다. 성균관대는 가군(10%)과 나군(20%)이 다르다.

 불리해 보이지만 ‘히든 카드’가 하나 있다. 베트남어 성적이 높아 사탐 성적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한양대 등 서울권 주요 대학들이 사탐 1과목을 제2외국어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지리 대신 베트남어를 반영하면 사탐 성적을 높일 수 있다.

 이 수험생은 서울대 경영학과에 목표를 두고 있다. 하지만 서울대 전형에선 사탐 1과목을 제2외국어 성적으로 대체할 수 없다. 게다가 서울대 경영학과 합격선이 395점 전후로 예상된다. 사탐 성적이 불리한 이 성적으로는 합격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

 따라서 가군에서 서강대 경영학과에 안전하게 지원하고 나군에선 연세대 경영이나 고려대 경영에 소신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가군에서 서울대 경영에 상향 지원하면 나군에선 성균관대나 한양대 경영에 안전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성적은 상위누적 0.7% 안팎으로, 서울대 공학계열과 수도권·지방의 의예과에 지원할 수 있는 성적이다. 수학B가 만점이지만 경쟁력으로 여기기 어렵다. 올해 수학B가 쉽게 출제돼 만점자 비율이 4%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어 성적도 상대적으로 낮아 영어 반영비율이 낮은 대학을 골라야 한다. 게다가 내신이 평균 3등급으로 저조한 편이어서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를 반영하는 대학이나 의예과엔 지원하지 않는 게 좋겠다. 다행히 서울대가 올해 수능 100%로만 뽑고 내신을 반영하지 않아 지원할 때 불리함이 적어 보인다. 이에 따라 가군에서 서울대에 지원할 경우 화학생물공학과나 기계항공공학과 등에 지원해볼 수 있다. 안전하게 지원하려면 컴퓨터공학·전기정보공학·산업공학과를 고려해 봄직하다. 가군에서 다소 욕심을 부려 의예과에 상향 지원할 경우 동아대·전남대 의예과가 적당하다. 좀더 안전하게 지원하려면 충북대·건양대 의예과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이 때 영역별 반영비율의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전남대·충북대는 영어 반영비율이 높아 불리하다. 나군에서는 한림대 의대는 상향 지원, 원광대·영남대·을지대 의예과는 적정 지원에 해당한다. 다군에선 단국대·순천향대·아주대 의예과에 상향 지원해 볼 수도 있다. 다군에선 중복합격에 따른 추가합격이 많기 때문이다.

영어는 높지만 수학이 저조하다. 사탐은 비슷한 성적대의 평균 수준이다. 따라서 반영비율이 영어가 높고 수학이 낮은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 성적에는 반영비율이 영어 35%, 수학 20%인 이화여대 전형이 가장 잘 어울린다. 따라서 가군에서 이화여대에 지원하되 이화여대 사범계열이 적정 지원 수준이 될 수 있겠다.

 수험생은 나군에서 교육대에 지원하려고 한다. 교육대는 학생부 반영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대학별로도 차이가 크다. 경인교대는 수능 100% 전형으로,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는다. 학생부 반영비율이 부산교대·청주교대는 50%로 매우 높지만 서울교대는 20%다.

 수험생은 내신 평균이 1.6등급으로 우수한 편이어서 내신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이에 따라 합격 가능성이 서울교대는 다소 낮고 부산교대와 청주교대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다만 교대는 구술면접에서 교직 인적성을 다루므로 지원할 때 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다군에서 적정 지원하려면 한국외대 프랑스어교육과와 독일어교육과, 홍익대 국어교육과와 영어교육과가 적당하다.

이 수험생은 서울의 중상위 대학의 공학계열을 희망한다. 성적을 보면 평균 2등급 수준이나 국어가 3등급으로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하지만 자연계열은 대부분 국어 반영비율이 낮으므로 유리한 위치를 노릴 수 있다. 내신 성적이 수능 성적보다 낮으므로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는 수능 100% 전형이 유리하다.

 가군에서는 서울시립대에 지원할 수 있다. 상향 지원하려면 신소재공학과 기계정보공학이, 적정 지원하려면 공간정보공학교통공학·환경공학이 각각 적절하다.

 중앙대는 국어 반영비율(15%)이 낮아 유리한 전형이 될 수 있으나 합격권에 들기에는 성적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 중앙대 하위권 학과라도 이 수험생에겐 상향 지원에 해당한다. 하지만 건국대 공대는 합격권에 들 수도 있다.

 가군에서 서울시립대와 중앙대에 소신 지원할 경우 나군에선 건국대·인하대·경희대(국제)의 공학 계열에 안전 지원을 하는 것이 좋겠다. 게다가 재수생이므로 가·나·다 중에서 두 곳에 안전 지원하고 나머지 한 곳에 소신 지원하는 보수적인 지원전략이 필요하다.

성적은 국어가 상대적으로 높고 수학과 영어가 낮다. 올해는 수능 난이도가 낮아 원점수 합격선이 크게 오르게 돼 이 성적으로는 서울권 대학에 합격하기 쉽지 않다. 수도권에서 지방 대학을 찾으려면 먼저 성적이 좋은 국어를 많이 반영하는 대학을 찾는다. 같은 대학 안에서도 수학 반영비율이 높은 상경계열은 피한다. 수능 성적이 비슷한 다른 수험생에 비해 내신이 낮으므로 내신 반영비율이 낮은 대학을 골라야 한다.

가군에서는 가천대·가톨릭대 하위권 학과와 경기대·한성대 중위권 학과를 각각 노려볼 수 있다. 이들은 모두 국어 반영비율(30%)이 높다. 나군에선 연세대(원주)·상명대 하위권 학과와 고려대(세종) 중하위권 학과에 지원할 수 있다. 상명대·고려대(세종)는 수능 100%로 선발하므로 내신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

이 수험생은 서울권 대학에 진입하고 싶어하지만 성적을 보면 수도권 대학까지가 한계선이다. 특히 수학과 과학 영역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아 비슷한 원점수대의 다른 수험생보다 불리한 편이다. 자연계에서는 수학과 과학의 반영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양대(ERICA) 하위권 학과에 지원할 수 있겠다. 한양대는 영어 반영비율(30%) 높아 이 수험생 성적과 조합이 잘 맞는다. 인하대 최하위권 학과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 나군에서는 가천대·광운대 중하위권 학과에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 상명대는 안전 지원 대학에 해당한다. 하지만 상명대는 자연계와 인문계 간의 교차 지원이 가능해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중위권 대학에선 경쟁률 변수가 당락을 좌우하므로 경쟁률 변화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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