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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가상 공간에 데이터를 저장, 언제든 쓸 수 있게 하는 거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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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일러스트=강일구]

Q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IT기업들이 ‘클라우드 시장에서 격돌한다’는 기사가 종종에 나오곤 합니다. ‘클라우드 시장 1위인 아마존을 따라잡기 위해 2등 MS는 지난달 3등 IBM과 전략적 협력을 체결했고, IBM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과 손을 잡았다’ 등등. 클라우드가 뭐길래 IT공룡들이 숨가쁘게 달리는 걸까요.

A 틴틴 여러분은 ‘클라우드(cloud)’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영어로 ‘구름’이라는 뜻이지요. 요즘 정보기술(IT) 소비자들은 클라우드 하면 ‘움직이는 사무실’을 떠올릴 때가 많아요. 10년 전만 해도 IT업계에서나 쓰던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용어에 익숙해진 소비자들도 많고요. 그래서 오늘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클라우드 산업에 대해 알아보기로 해요.

사실 클라우드는 틴틴 여러분도 이미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국내 유명 포털과 통신사들은 개인용 클라우드 저장공간으로 N드라이브(네이버)·다음클라우드(다음카카오)·T클라우드(SK텔레콤)·U클라우드(KT)·U+Box(LG유플러스)를 제공하고 있죠. 애플 역시 아이클라우드(iCloud)를 통해 2억 명 이상의 아이폰·아이패드·아이튠즈 사용자들의 자료를 보관하고 있고, 구글도 e메일 이외 파일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어요. 대부분 일정 용량까지는 무료로, 더 많은 저장공간을 쓰려면 추가비용을 내는 방식이에요. 클라우드에 동영상·사진·음악파일·문서를 저장해놓으면 데스크톱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태블릿PC에서도 언제든지 자료를 불러오기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가급(Gbps) 무선인터넷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온 한국에서는 클라우드 사용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요.

 정리하자면,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하드웨어 기기가 아닌 무형의 인터넷 공간을 통해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기술’을 뜻합니다.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구름같은 가상의 공간(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와 IT자원을 공유하고, 데이터가 필요할 때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구름에서 불러다 쓰는 것이지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원(NIST)이 꼽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특징은 ▶사용자가 원할 때마다 ▶위치에 관계없이 ▶인터넷에 접속해서 ▶필요한 IT 자원을 얼마든지 빌려 쓰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프라이빗·퍼블릭·하이브리드 세 종류

 클라우드를 통해서만 구동되는 노트북도 있어요. 구글이 지난 2011년부터 출시하고 있는 크롬북입니다. 크롬북에는 하드디스크가 없답니다. 구글의 클라우드에서 구글앱스(Google Apps)로 불리는 각종 소프트웨어를 불러다 쓰는 노트북이에요. 일부에선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며 ‘깡통 노트북’이라고 비하하기도 했지만, 기존 PC보다 구동 속도가 빠르고 저렴해 인기가 좋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전화기 한 대를 여러 명이 클라우드를 통해 함께 쓰는 ‘클라우드 폰’도 있답니다.

 이미 많은 데이터가 클라우드 형태로 이용되고 있답니다. 시스코에 따르면 2018년에는 전세계 데이터센터에서 흐르는 트래픽의 76%가 클라우드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해엔 54%였어요. 시스코는 또 2018년까지 집에서 인터넷을 쓰는 사용자의 절반 이상(53%)이 소비자용 클라우드를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업 시장(B2B)으로 가면 클라우드의 파급효과는 더 큽니다. 비용 효율성과 생산성 높여야 하는 기업에게 클라우드는 거의 필수가 됐어요. 클라우드 서비스를 업무에 도입하면 직원들이 고정된 사무실 한 곳에 앉아 일할 필요가 없고, 비즈니스도 시간과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고 진행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사용자가 빠르게 늘면서 클라우드에서 데이터를 불러와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기 때문이죠.

 기업이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요. 프라이빗(사설) 클라우드와 퍼블릭(공용) 클라우드입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기업이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직접 데이터를 관리하는 방식이에요. 회사 직원들끼리만 데이터를 공유하고, 기업이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성이 좋습니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기업이 구축한 인프라에 기업의 데이터를 저장해놓고 쓰는 서비스입니다. 비용이 프라이빗 클라우드보다 적게 들고, 일반 인터넷망을 통해 클라우드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이 둘의 혼합형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둘 다 필요하기 때문이죠.

해킹에 취약 … 보안 솔루션 개발 노력

 최근 아마존·MS·구글·IBM·HP 등 IT 공룡 기업들은 클라우드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서버·네트워크 장비 같은 IT 인프라를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방식인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클라우드 분야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AWS의 포털사이트에서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1900여종을 검색하고 구매해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업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일일이 따로 구입하지 않고, 아마존을 통해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죠. 이런 아마존을 뒤쫓기 위해 MS와 구글이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MS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클라우드 컨퍼런스를 열고 자사의 클라우드인 ‘MS 애저(Azure)’의 서비스 전략을 공개했죠. 올해 2월 취임한 MS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인 샤트야 나델라가 제시한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에 따라 클라우드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기존 MS OS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온 개발자 풀과 저렴한 가격 정책으로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안드로이드OS 기반 앱 생태계를 구축한 구글도 클라우드 플랫폼 사업에 적극적입니다. 앱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도구들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강조한 게 특징입니다. 현재 구글의 클라우드를 통해 전세계에서 475만 개의 앱이 호스팅 되고 있다고 해요.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나 메신저 ‘스냅챗’, 웹툰 앱 ‘레진코믹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클라우드 시장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2018년까지 연평균 17.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시장규모도 2017년엔 2940억 달러(약306조)에 이르고요. 특히 각국 정부가 학교·의료기관 등 공공분야에서도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다만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보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AWS·MS·구글의 클라우드에 올라가는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이들의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정보가 유출되거나 업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지적이지요. 최근 일어난 애플 아이클라우드 해킹사고처럼 클라우드에 올려놓은 데이터가 유출되면 피해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습니다. IT기업들이 이런 보안 우려를 씻기 위해 다양한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각국 정부도 클라우드 사고시 보상 방안을 두는 등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있습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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