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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최고의 별…넥센 서건창

중앙일보

입력

서건창(25·넥센)이 2014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서건창은 1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출입기자단 99표 중 77표를 얻어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11년만에 50홈런 고지를 밟은 박병호(28·13표), 40홈런 유격수 강정호(27·7표), 역대 7번째 20선발승 투수 밴헤켄(35·0표·이상 넥센), 우승팀 삼성의 에이스 밴덴헐크(29·2표)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제쳤다. 서건창은 2000년 박경완 이후 신고선수(연습생) 출신으로는 14년만에 MVP를 차지했다.

프로야구 MVP는 홈런왕(18회)과 다승왕(12회)의 몫이었다. 홈런 타이틀 없이 타격왕으로 MVP에 오른 선수는 1987년 장효조(삼성), 94년 이종범(해태)뿐이었다. 그러나 서건창은 조금 특별한 타격왕이다. 불가능해 보였던 200안타의 벽을 넘어섰다. 올해 128경기에 모두 나가 201안타를 쳤다. 이종범(해태)이 기록한 196안타를 뛰어넘었다. 서건창은 득점(135개)과 타율(0.370)에서도 1위에 오르며 3관왕에 올랐고, 단일 시즌 최다 3루타(17개) 기록도 갈아치웠다.

트로피를 든 서건창은 "2년 전 (신인왕을 받기 위해)이 자리에 섰을 때처럼 떨린다.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어려운 시기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려 영광스러운 자리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자리에 서서 기쁘다.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신 염경엽 감독, 허문회 타격코치와 안타 하나하나에 기뻐해 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서건창은 "'야구 좀 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특출나다는 소리는 못 들었다"고 했다. 평범하지 않았지만 비범하지도 않았던 서건창이 성공할 수 있었던 무기는 노력이다. 서건창은 "백척간두 진일보(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정도로 애쓴다는 뜻)라는 얘기를 들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노력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제 자신을 속이지 않고 잘 준비해서 팬들을 흥분시키지 않는 게임메이커가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우수 신인선수상은 전체 99표 중 71표를 차지한 박민우(22·NC)에게 돌아갔다. NC는 지난해 이재학(24)에 이어 2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했다. 2012년 창단 첫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인 박민우는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 시즌 개막전 선발 명단에 올랐다. 하지만 실책을 연발하며 2군에 내려갔다. 절치부심하고 자신의 강점인 빠른 발로 3할에 근접한 타율(0.298)과 40도루(2위)를 달성하며, 김경문 감독 특유의 발야구에 힘을 보탰다. 박민우는 "얼떨떨하다. 그저 영광이다"며 "좋은 감독, 코치, 선배들과 함께 야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열심히 그리고 겸손하게 노력하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효경·김원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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